`HDD` 가전 저장장치로 뜬다

 가전 시장을 잡아라.

 최근 가전제품의 디지털화로 저장장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가전용 저장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가전제품의 경우 대부분 영상 정보를 저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저장용량이 큰 제품을 원하는데 HDD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HDD는 최소 20Gb의 이상의 저장용량을 제공, 다른 저장장치가 따라올 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그간 PC산업의 불황으로 동반 침체를 겪어온 시게이트·맥스터·웨스턴디지탈·삼성전자 등 HDD업체들은 가전사업부를 별도로 신설하고 가전용으로 적합한 HDD 제품을 내놓는 등 가전시장 선점에 발벗고 나섰다.

 시게이트는 국내 공급업체인 오우션테크놀러지를 통해 DMT·티컴넷 등 10여개 세트톱박스업체에 저장장치로 자사의 HDD를 공급했다. 시게이트는 최근 정보가전용 HDD로 U 시리즈란 제품을 내놨는데 이 제품은 볼베어링 방식의 모터 대신 유체 베어링 방식 모터를 사용, 소음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시게이트의 롭 페이트 가전담당 마케팅 이사는 “컴퓨터와 달리 가전제품의 경우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게이트 제품이 가전용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시게이트는 현재 20Gb에서 80Gb급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말께 100Gb 정도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게이트는 국내 3대 가전업체들과도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스터코리아(대표 우기섭) 역시 LG전자·대우전자 등 가전업체에 자사의 HDD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우기섭 사장은 본사 차원에서 이미 가전시장을 겨냥한 사업부(Consumer Electronics Business Unit)을 신설,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정보가전용으로 분당 5400번 회전하는 저소음 HDD 제품인 ‘맥스터 5410DX’ 등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월 3000∼4000개 정도를 가전용 HDD로 공급하고 있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내년에는 한달에 1만개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웨스턴디지탈도 국내 공급업체인 카르마코리아를 통해 10여곳의 세트톱박스업체에 샘플을 제공한 상태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시장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며 제품 및 기술을 개발중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HDD가 가전제품에 적용되려면 가격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현재 디스크를 1장이나 반장만 사용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또 가전용으로 쓰일 수 있도록 소음 감소 기능이나 멈춤 방지 기능 등을 추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전제품에 쓰이는 만큼 HDD의 단가가 5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본격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전세계 가전용 HDD 매출이 오는 2003년까지 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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