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가 부활한다.’
만화단행본 사상 300만부 판매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 만화 ‘열혈강호’가 드디어 게임으로 출시된다.
게임유통업체 세고엔터테인먼트(대표 최역)가 22일 출시하는 롤플레잉 게임 ‘열혈강호’는 다섯번의 공식 출시연기를 거듭하는 산고 끝에 어렵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국산 기대작이다.
특히 이 게임은 국내 단행본 만화시장에서 신드롬을 불러온 ‘열혈강호’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발 초기부터 화제를 불러온 작품이다.
만화 ‘열혈강호’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서고 골수 만화팬들만도 10만명에 육박하니 이들을 게임숍으로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게임 ‘열혈강호’는 한마디로 대박이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이 게임은 1, 2차 예약판매기간에 6400여명이 게임을 예약해 국산게임 사상 가장 높은 사전 예약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대박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만화 ‘열혈강호’의 신화를 기억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경우 100만 만화팬들로부터 질타를 받기 십상이고 원작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게임다운 독창성을 구현하지 못하면 게임팬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담 때문인지 개발사인 KRG소프트(대표 박지훈)는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무려 다섯번이나 공식 출시일을 연기하며 ‘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명까지 써야 했다.
특히 출시일이 연기되면서 예약판매를 신청한 성난 팬들을 달래기 위해 ‘열혈강호’ 단행본 전질(7만2000원 상당)을 배포해야만 했다. 배급사와 개발사의 입장에서 보면 손해도 적지 않다.
세고엔터테인먼트의 송재호 마케팅팀장은 “우리나라의 대표 만화라고 할 수 있는 ‘열혈강호’를 소재로 게임을 개발했기 때문에 기대와 함께 부담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개발진과 마케팅팀이 2년 동안 노심초사해 개발한 만큼 게임 ‘열혈강호’는 신무협 액션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펼쳐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년간의 고심 끝에 태어난 게임 ‘열혈강호’에는 만화의 돌풍을 넘어서 새로운 게임신화를 이룩하기 위한 개발진의 고심의 흔적을 곳곳에서 엿 볼 수 있다.
우선 원작에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와 게임만의 독특한 시나리오를 대거 도입해 만화 ‘열혈강호’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롤플레잉 게임의 파티 개념과 스킬 시스템 등을 살리면서도 어드벤처 게임의 간결한 키워드 진행방식과 액션 게임의 통렬한 타격감 및 긴장감을 대거 도입해 신개념의 무협액션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만화에서 등장했던 화려한 무공들을 3D 그래픽으로 재현한 전투시스템은 게임 ‘열혈강호’의 백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인기가수 김정민의 신곡이 오프닝과 엔딩 동영상에 사용됐으며 인기 성우 29명이 참가하는 음성녹음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열혈강호’는 오는 30일 출시되는 롤플레잉 게임의 강자인 ‘디아블로2 파괴의 군주’와 한판 일전이 불가피해 시장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만화가 점령하고 있는 단행본 시장에서 국산 만화의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열혈강호’가 게임시장에서는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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