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을 달리는 2000여명 흉노족 기마병, 이에 맞서는 뮬란, 그리고 쏟아지는 눈사태.’
디즈니 만화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뮬란’은 그 웅장함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박혀 있다.
하지만 이 웅장한 90분짜리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5분짜리 스폿 애니메이션 제작이란 전통이 없었다면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른바 ‘톰과 제리’ 같은 작품도 스폿 애니메이션이란 장르에서 비롯됐다.
미국이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최대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스폿 애니메이션이란 장르가 제몫을 톡톡히 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스폿 애니메이션 바람이 일고 있다. ‘꾸러기 더키’, ‘꼼지’, ‘아름다운 날들’이 바로 그것.
나래디지탈엔터테인먼트가 제작 중인 ‘꾸러기 더키’가 이달 가장 먼저 ’뽀뽀뽀’를 통해 데뷔했다. 구름나라 최고의 개구쟁이인 ‘더키’는 구름 공장에서 구름을 만드는 아빠와 기상캐스터인 엄마를 사랑한다. 그런데 동생 ‘윈디’가 태어나면서 긴장의 연속이다. 사랑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의 더키. 막 걸음마를 시작한 윈디에게 심통을 부리지만 항상 당하는 건 더키다. 이런 말썽꾸러기지만 ‘뽀뽀뽀’ 친구들은 더키를 사랑한다.
‘꼼지’는 3D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에펙스디지탈이 내놓은 아기곰이다.
엄지손가락 크기의 귀여운 꼼지는 아기방에서 귀여운 친구들, 과일·사탕·초콜릿·젤리와 함께 지낸다. 꼬마곰 ‘꼼지’는 너무 작은 탓에 아기방에 있는 모든 것들이 너무 크다. 음료수 한잔을 마시는 데도 긴 빨대로 장대높이 뛰기를 하고 폭죽을 로켓으로 이용해 날아다닌다. 커다란 리본이 잘 어울리는 꼼지는 오는 9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영애가 등장하는 따뜻한 클레이 애니메이션 광고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날들’은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이 광고는 엄마 생일 선물로 고민하는 아내(이영애)를 위해 남편이 스웨터를 사오는 내용을 클레이로 따뜻하게 표현해 주목을 끌었다.
엠지월드는 ‘아름다운 날들’에서 이런 따뜻함을 다시 보여준다. 60년대 말 읍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 마을. 가끔 나가보는 장터에는 이발사·노점상·번데기 장수·연탄가게·사진관·만두가게 등 번화한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 마을에서 잘난 척 대장 용식이와 개구쟁이 용배, 울보 봉선이, 호랑이 할아버지 등 우리 이웃들이 살고 있다. ‘아름다운 날들’은 클레이 인형을 통해 이런 포근한 과거를 되새겨준다.
이 같은 제작 붐은 일단 쉽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창작 아이디어를 빠르게 애니메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시일 내 캐릭터를 상품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펙스디지탈의 이필두 이사는 “스폿 애니메이션은 5분짜리여서 우리가 모자라는 기획력을 만회할 수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장르 또한 스폿 애니메이션이다. 스폿 애니메이션을 계속해서 만들다 보면 30분짜리 TV용 애니메이션 창작은 물론 90분짜리 블록버스터급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성공도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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