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시장 `춘추시대`

휴대폰 가입자 수가 세계 최대(8000만∼9000만명)인 미국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이동통신의 대표적인 표준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나라 이동통신 업계는 ‘1류’와 ‘3류’가 공존하는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그 동안 서로 다른 통신기술을 고집한 결과 현재 다른 회사 가입자들과는 기본적인 음성통신을 제외하고 전자우편도 주고받을 수 없는 낙후된 통신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제3세대 이동통신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미국 통신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주간지 더스탠더드(http://www.thestandard.com) 최근호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버라이존와이어리스 등 10여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현재 단 1명의 가입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춘추전국 시대’가 연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중에 선두그룹 4개 업체들의 장단점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버라이존와이어리스(http://www.verizonwireless.com)=미국 벨애틀랜틱과 영국 보다폰이 지난해 4월 설립했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약 2700만명으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미국 49개 주에서 CDMA에 기반을 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900㎒와 850㎒ 2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실시된 경매에서 차세대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까지 낙찰받아 현재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제3세대 이동통신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경쟁업체들의 도전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싱귤러와이어리스(http://www.cingular.com)=SBC커뮤니케이션스와 벨사우스가 지난해 초 설립한 회사다. 현재 미국 49개 주에서 약 2000만명의 가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BC가 유럽형 시스템(GSM)을 채택한 데 비해 벨사우스는 시분할다중접속(TDMA) 기술을 사용하는 등 2가지 기술표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휴대폰으로 제품을 구입한 후 대금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이동지갑 서비스를 이미 도입했으며 인터넷을 24시간 동안 검색할 수 있는 이른바 2.5세대서비스(GPRS)도 경쟁회사보다 한 발 앞서 시작할 계획이다.

 ◇AT&T와이어리스(http://www.attwireless.com)=1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 통신업계 산 증인인 AT&T의 자회사다. 현재 휴대폰 가입자 수는 약 1500만명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CDMA에 밀려난 TDMA 기술에 바탕을 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NTT도코모와 전략적으로 제휴하면서 대규모 투자자금(100억달러)을 유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스프린트PCS(http://www.sprintpcs.com)=장거리 전화회사 스프린트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다. 휴대폰 가입자 수는 약 1100만명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장점은 일찌감치 CDMA 기술을 도입해 이동통신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는 ‘앞으로 무선 인터넷 등 데이터 통신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스프린트PCS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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