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스팸닷컴 논란 종식

 【iBiztoday.com=본지특약】 ‘스팸’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돈육 가공업체 호멜푸즈(spam.com)가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인터넷 이용자의 우편함을 꽉 막히게 하는 정크 e메일을 가리키는 말로 스팸을 사용해도 좋다고 밝혔다.

 정크메일이라는 의미로서의 스팸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줄기차게 반대해왔던 호멜푸즈 측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정크메일대회 ‘스팸컨(Spamcon)’에서 “인터넷 대세에 맞춰 사람들이 원치 않는 상업 e메일의 동의어로 ‘스팸’을 사용하는 데 더이상 반대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 운영지침에서 “스팸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반대하지 않지만 ‘네모난 청색 캔에 담긴 분홍색 압축 돼지고기’ 제품을 지칭해 스팸이라고 쓰고자 할 때는 전부 대문자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회사는 “대문자가 아닌 스팸 상표는 형용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자사의 스팸을 말할 때는 런천미트나 다른 수식어구를 앞에 붙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지침은 1년 전에 발표됐으나 최근 인터넷 뉴스서비스인 와이어드닷컴(wired.com)에 샌프란시스코의 정크e메일대회인 스팸컨에 보도되면서 온라인에 널리 퍼졌다.

 스팸이란 단어가 정크메일과 관련을 맺게 된 것은 과거 몬티파이선 TV쇼의 코미디 프로에서 바이킹들이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방해하려고 “스팸, 스팸, 스팸, 스팸…”이라고 점점 큰 목소리로 외친 데서 유래했다. 그 뒤 인터넷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우편함을 가득 채우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과부하를 주는 등 사이버 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못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상업 e메일 홍수현상을 지칭해 사용됐다.

 호멜푸즈는 지금까지 자사 상표권 보호차원에서 스팸 단어 사용에 법적 조치로 위협하는 등 강경 대응해왔다. 이 업체는 지난 97년 스팸 발송자 대표격인 월리스 샌포드에게 자신의 비즈니스를 설명하는 단어로 스팸 사용을 중단하고 웹사이트 스팸포드닷컴(spamford.com)을 등록하지 못하도록 최후통첩을 보내기도 했다.

 샌포드측의 변호사는 이에 맞서 “스팸은 사이버공간 어디에나 있어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고 반박했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를 보호할 필요에 직면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이들이 이름을 빼앗아가는 해적행위도 잦은 편이다.

 호멜푸즈의 줄리 크라벤 대변인은 “회사 직원과 눈에 보이는 재산 이외에 기업에 가장 가치있는 것은 브랜드”라면서 “브랜드를 보호하면서 정확하고 일관되게 사용되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스팸 관련 법안도 올해 미 의회 입법사항에 올라 있다. 하원의 한 법안은 스팸 발송자를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화당 히더 윌슨 의원과 민주당 진 그린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지난해 하원에서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통과됐으나 상원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자동폐기됐었다. 이 법안은 의회내 저항이 더 커지고 있어 현재로서는 운명이 불확실한 상태다.

 호멜푸즈는 “스팸닷컴 웹사이트에서는 스팸을 보내지 않는다”며 “우리는 스팸 행위나 원치 않는 상업 e메일 발송행위에 반대한다. 회신주소가 우리 웹사이트 주소인 스팸닷컴으로 적힌 메일은 우리가 보낸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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