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너무 자주 바뀐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너무 잦은 액면변경을 실시해 투자자들을 혼돈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듣고 있다.

 24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2일 현재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을 실시한 등록법인은 모두 33개사(공시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양이앤씨와 엠플러스텍은 등록 후에만 세 번이나 액면변경을 실시했으며 엔터원(구 디지탈임팩트)·삼보정보통신·웰컴기술금융·택산아이엔씨·휴먼이노텍 등 5개사도 2회씩 액면변경을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 액면병합을 공시한 엠플러스텍은 지난 98년 3월 5000원이던 액면가를 1000원으로 분할했고, 지난해 1월에는 이를 다시 500원으로 변경했다가 또 1000원으로 액면가를 조정, 세 번째 액면변경을 결의했다.

 대양이앤씨도 지난 99년 7월 5000원이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그리고 3개월 후인 10월에는 이를 다시 200원으로 분할했다가 지난 5월에 액면가 500원으로 되돌렸다.

 엔터원과 삼보정보통신·택산아이엔씨 등은 지난해 초 코스닥 활황기에 500원으로 액면분할을 했다가 올들어 다시 5000원으로 액면병합한 경우다.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은 기업가치와는 무관하게 액면가 조정을 통해 발행 주식수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통상 강세장에서는 단순 주가를 낮추고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액면분할이, 약세장에서는 주식수를 줄이면서 단순 주가를 높일 수 있는 액면병합이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는 액면변경만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투자자들의 눈속임만을 노린 처사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증시 한 관계자는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는 액면변경을 해당 기업의 주가가 호재라고 인식하는 것도 문제지만 기업들이 증시 상황에 따라 특별한 이유없이 액면변경과 분할을 반복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증권시장의 조사분석에 따르면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은 공시전후 10일간 및 거래정지전 10일동안 코스닥시장 상승률을 상회했던 것으로 조사돼 재료로서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액면변경의 효과가 발생하는 거래 개시이후에는 액면분할 및 병합종목들의 주가변동은 코스닥 지수와 비교,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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