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히타치, 가전사업 제휴

 일본 마쓰시타전기산업과 히타치제작소가 가전 제품의 연구개발, 생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냉장고 등 성숙 제품의 상호 위탁생산, 차세대 주력 상품인 디지털가전의 공동개발, 부품 조달 등 가전 분야에서 포괄 제휴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포괄 제휴는 생산 분담으로 성숙 산업인 백색가전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 수익 사업으로 계속 유지하는 동시에 공동 개발 및 투자로 디지털가전의 경쟁력도 확보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제휴는 백색가전에서 AV기기까지 사업 영역이 넓은 마쓰시타와 AV가 취약한 히타치간의 제품 중복이 적어 상호 보완 효과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주 중 가전 분야에서의 포괄 제휴 합의를 공식 발표한 뒤 곧바로 구체 협의에 착수해 협력에 들어갈 예정인데, 먼저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상호 위탁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위탁생산과 관련해서 양사는 제품별 시장점유율이나 생산능력을 비교해 거점을 집약한다. 수익성이 낮은 제품에 대해서는 생산의 일원화, 사업 통합 등도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백색가전에서 세탁기의 경우 마쓰시타와 히타치는 모두 자국내 시장점유율이 20% 이상이고, 냉장고는 마쓰시타가 1위, 히타치가 4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성숙으로 양사 모두 국내 거점의 생산 효율화가 과제로 지적돼 왔다. 마쓰시타는 20개 공장, 히타치는 6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양사는 디지털TV 등 가전과 정보시스템을 결합한 디지털가전의 연구개발에서도 전용 반도체의 설계, 정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의 공동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연구개발에는 제품별로 1000억엔 정도의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요구되는데, 양사는 이 비용 부담을 경감하게 된다.

 이밖에도 두 회사는 리사이클 설계, 환경보전 기술 등도 공동 연구하는 한편 부품의 공동 구입을 통해 제조비용도 삭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쓰시타는 3월 마감한 2000 사업연도 매출이 7조6800엔에 달했으며 이중 주력인 가전은 약 3조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컬러TV, 에어컨 등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져 수익력이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히타치는 2000 사업연도 매출액 8조4100억엔 중 가전이 9200억엔을 차지하는데 백색가전이 중심이고 AV기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유망 분야인 디지털가전에서 열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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