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전 메이커들이 국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그 동안 이들 메이커의 제품으로 국내에 판로를 확보해 오던 수입원과 병행수입업체들은 시장의 뒤안길로 밀려나고 있다.
국내에 법인을 설립한 수입가전업체들은 본사의 새로운 한국내 총판이라는 점을 무기로 기존 수입원과 병행수입업체들의 시장을 끌어안고 있으며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키워온 시장을 내놓고 물러나고 있다.
지난해 7월 JVC코리아가 출범하기 전 7년 동안 JVC 국내 총판으로 오디오와 카메라를 취급했던 미토상사는 현재 카오디오만 남겨 둔 채 JVC코리아에 판권을 넘겼다. JVC코리아는 기존 미토상사의 판매망까지 모두 인수했다. 그나마 JVC와 미토상사는 서로 타협점을 찾은 케이스로 큰 마찰은 없는 상태다.
아주포커스는 지난해 10월 올림퍼스가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지금은 올림퍼스로부터 물건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에 배치된 23개의 기존 대리점들도 아주로부터 물건을 받지 못해 결국 올림퍼스 쪽으로 선을 돌린 상태다.
특히 아주는 올림퍼스와 지난해 4월 2년 계약을 체결,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외면을 당해 상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병행수입업체들은 공식수입원들에 비해 더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
1990년 2월에 설립된 소니코리아는 98년 하반기부터 캠코더를 국내에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기존 병행수입업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0여 개에 이르던 병행수입업체는 현재 4개 정도만 남았다.
병행수입업체들은 본사의 대형 대리점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기 때문에 중간 마진을 한번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현지법인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또 AS와 품질보증 등의 문제에서도 현지법인에 비해 취약한 부분을 안고 있다.
지난 14일 오픈식을 시작으로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쇼날 파나소닉코리아의 10여개 기존 수입원들은 최근 한숨이 늘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 측은 기존에 소개되지 않은 제품을 위주로 주력제품군을 구성할 것이라고 하나 선례가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10년 동안 파나소닉 제품을 취급해 온 수입원 관계자는 “아직은 파나소닉 측이 마케팅과 시장 장악력에서 부진해 수입원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듯 하나 향후 취급품목을 확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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