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온라인게임 배급 사업 추진 배경

 온라인 게임배급(퍼블리싱)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배급은 개발사들의 타이틀을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사업으로 세계적인 네트워크, 거대 자본, 마케팅 능력 등이 필요한 분야다. 게임분야에서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이 세계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도 다름아닌 세계적인 배급망을 갖춘 공룡 배급사들 덕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빛소프트, 위자드소프트 등과 같은 배급사가 있지만 국내 유통에 치중할 뿐 세계적인 배급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세계적인 배급망을 갖추려는 시도가 가시화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온라인 게임배급은 말그대로 온라인게임을 네티즌들에게 유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제공하는 상품, 소비자, 배급형태가 기존의 오프라인 게임 퍼블리싱과는 전혀 다르다. 기존의 게임 배급이 PC게임, 비디오콘솔, 아케이드(오락실용) 게임기 등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유통시키는 사업이라면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은 게임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제까지 전세계적으로 이같은 사업모델을 시도한 업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발주자로 치고 나갈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개발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강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배급망까지 갖춘다면 한국이 온라인 게임시장의 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이 과포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배급사업이 시장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게임협의회(GOGA)의 방갑용 회장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현재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100여종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상당수의 업체들이 게임을 개발해 놓고도 배급할 네트워크를 확보하지 못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며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한 배급망을 갖춘 온라인 게임배급사가 등장할 경우 시장활성화는 물론 수출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배급사업을 이달중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23일 초고속 회선업체인 지앤지네트웍스(대표 서명환)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게임지원센터는 서울 구의동 센터 건물에 100Mbps의 전용선과 서버 등을 갖춰 10여개 입주업체들이 온라인게임 알파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달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또한 센터는 지앤지네트웍스의 분당 IDC에 1Gbps급의 전용선과 서버를 확보해 30여개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베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센터는 분당 IDC를 통해 제공되는 30여종의 온라인게임을 하나의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하고 마케팅 및 프로모션, 과금서비스까지 제공해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포털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온라임 게임업체들의 협의체인 GOGA는 회원사의 온라인게임을 공동으로 배급하는 사업을 구상중이다. GOGA는 현재 회원사 10여개와 합의를 마치고 일본의 재팬텔레콤과 업체당 1억원의 계약금에 매출의 40% 정도를 라이선스료로 받는 조건을 놓고 협의중이다. GOGA는 일본, 태국, 홍콩, 싱가포르, 유럽 등지의 대표적인 통신사업자들에게 재팬텔레콤과 협상을 벌이는 내용과 유사한 내용을 제안하는 등 세계적인 규모로 온라인 배급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개별 업체 중에는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 삼성전자, 배틀탑, 라이코스코리아, 한빛소프트 등이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중 특히 게임배급사인 아오조라엔터테인먼트(대표 진가인)가 미국의 회선서비스 업체인 어보드넷과 제휴, 세계적인 규모의 온라인게임 배급사업을 시작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말 대만의 신광그룹 계열사인 e테크프로(대표 앨런 황)와 공동으로 대만지사를 설립했으며 어보브넷과 공동으로 이달말부터 대만지역에서 국산 온라인게임의 배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오조라는 자체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을 포함해 국산 게임 3종을 서비스하고 향후 제공하는 게임의 종류와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온라인 배급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섬에 따라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과도한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등 문제점도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게임배급이 전용회선과 서버설치, 운용인력, 마케팅 등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성공할 확률이 오프라인 배급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과도한 라이선스를 요구하지 말아야 하며 미니멈 개런티 방식보다는 매출의 10% 이하를 지불하는 러닝 로열티 방식의 계약이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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