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자전거에 모터, 배터리만 달면 전기자전거가 되는 줄 알았죠. 그런데 쓸 만한 전기자전거 하나 만드는 데 그토록 복잡한 첨단기술이 필요한 줄은 몰랐습니다.”
모터 내부에 감속기가 없는 차세대 전기자전거를 상용화시킨 아이에스모터 박종묵 사장(54)은 개발과정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공해없는 개인용 전기차량이 확산되려면 모터와 배터리, 전기제어분야 관련업계의 총체적인 개발노력이 집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3년 만에 개발한 전기자전거는 내부 감속기가 없는 다이렉트구동식 BLDC모터를 장착, 기존 전기자전거의 결점인 모터소음과 출력부족문제를 깔끔히 해결해 보수적인 국내 자전거시장에서도 성공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박 사장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전기자전거에 들어가는 첨단모터를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이다.
비교적 순탄한 직장생활을 영위해온 그가 지난 98년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고성능모터를 국산화하겠다고 사업을 시작하자 주위에선 모두 말리기에 바빴다.
당시 전기자동차용 부품사업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고 1차 목표로 상정한 전기자전거 역시 국내에서 구경해본 사람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평생 자동차를 만들어온 리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은 무공해 전기차량 보급을 위해 은퇴 후 기름 대신 전기로 움직이는 자전거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나도 무언가 사회에 기여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했지요.”
막상 사업을 시작해보니 가장 어려운 부분은 모터기술이었다. 각고의 노력끝에 배터리의 낮은 전압으로 언덕길에서도 성인 한 명을 이송하고 최소 4∼5년의 기계적 내구성을 갖춘 전기자전거용 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주부터 일반인에 판매되는 아이에스모터의 전기자전거는 강력한 모터 덕분에 한번 충전으로 32㎞를 달리는 세계최고수준의 주행성능을 갖추게 됐다.
박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오토바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50㏄급 스쿠터를 내년부터 전기모터 구동방식으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시속 100∼120㎞로 달리는 전기자동차용 특수모터도 개발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내비쳤다.
“자체 실험결과 전기자전거용 모터를 조금 개량하면 50㏄ 내연엔진과 비슷한 토크를 낸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내년 상반기 안에 소음없는 전기스쿠터로 중국집 배달을 하는 장면을 구경하게 될 겁니다. 한번 타보고 평가해 주세요.”
<글=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3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4
[ET시론]양자혁명,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 기술
-
5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6
[황보현우의 AI시대] 〈27〉똑똑한 비서와 에이전틱 AI
-
7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6〉산업경계 허무는 빅테크···'AI 신약' 패권 노린다
-
8
[데스크라인] 변하지 않으면 잡아먹힌다
-
9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
10
[ET톡] 지역 중소기업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