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스는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관록의 형제 보컬 그룹이다.
비지스는 40대 이상의 올드 팬들에게 ‘돈 포 겟 투 리멤버’ ‘홀리데이’ 등을 부른 추억속의 팝 스타로 기억에 남아있다. 또 386세대에게는 ‘스테잉 얼라이브’로 대변되는 디스코그룹으로,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여러 아티스트에 의해 리메이크된 ‘하우 딥 이즈 유어 러브’의 원작자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비지스는 강산이 세번 반이 바뀌는 동안 끊임없이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각기 다른 색깔로 진화(?)해 왔다. 그런 비지스가 4년만에 새로운 앨범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아왔다.
비지스는 큰형 베리 깁, 그리고 쌍동이인 로빈과 모리스 깁 등으로 구성된 ‘천상의 가성 하모니’를 들려주는 보컬그룹이다. 이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바탕으로 한 감미로운 하모니는 세대를 뛰어넘어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비지스는 영국과 미국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곡들을 모아 ‘1’이란 앨범을 발표해 부활(?)에 성공한 비틀즈처럼 양국 차트에서 성공한 곡들로 앨범을 꾸민다면 비틀즈 못지 않은 특수를 재현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이들이 그토록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독보적인 하모니 외에도 맏형이자 팀의 리더인 베리 깁이 보여준 작곡능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리 깁은 천재적인 작곡능력을 선보이며 주옥같은 명곡을 35년간 꾸준히 만들었다. 또 음악적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적극 수용해 ‘비지스 스타일’을 만들어낸 탁월한 감각을 보여줬다. 특히 베리 깁은 바버라 스트라이샌드의 ‘우먼 인 러브’를 비롯해 디온 워익, 케니 로저스와 돌리 파튼, 그리고 셀린 디온 등의 히트곡들을 작곡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디스코열풍이 지나간 후의 기나긴 슬럼프와 막내동생인 앤디 깁의 마약 중독사가 그것들이다. 앤디 깁은 잘생긴 외모와 형들의 후광으로 한때 아이돌 스타로 군림했으나 가수 데뷔 3년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제 50대 중반이 된 비지스가 발표한 앨범은 ‘여기가 내가 시작했던 곳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디스 이즈 웨얼 아이 케임 인’. 여기에는 초창기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곡들로 꾸며져 있다.
로빈 깁의 미성이 돋보이는 포크 록 색채를 보여주는 동명 타이틀곡에서 복고적인 색채로 국내 팬 취향에 어울리는 ‘테크닉컬러 드림’이 주목할 만한 곡들이다. 그 외에 베리 깁의 속삭이는 듯한 가성으로 시작하는 ‘스크레드 트러스트’, 그들의 초기 곡을 연상시키는 8비트곡 ‘웨딩 데이’, 비지스 스타일의 R&B와 록 넘버인 ‘더 엑스트라 마일’ 및 ‘보이스 인 더 와일드니스’ 등이 이 앨범의 면면이다.
앨범의 주요 구입층이 젊은 세대이고 음반시장이 침체기라 성인들이 들을 수 있는 앨범은 가뭄에 콩나듯 발매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그래서 비지스의 이번 앨범은 더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에릭 클랩턴의 ‘렙타일’과 함께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따라서 신구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작앨범이다.
<팝 칼럼니스트/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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