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고속 인터넷 시장이 매년 2∼3배씩 성장하고 있지만 그 동안 시내전화 회사(베이비 벨)의 회선을 빌려 고속 인터넷 사업을 해왔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서비스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로 파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
USA투데이(http://www.usatoday.com) 신문에 따르면 노스포인트커뮤니케이션스 등 DSL업체들은 최근 버라이존과 SBC커뮤니케이션스 등 베이비 벨 회사들이 잇달아 인터넷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격경쟁이 본격화하자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다.
노스포인트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1월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지난달에는 계약 고객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AT&T에 매각키로 합의했다. 또 리듬스넷커넥션스도 최근 한 투자은행에 회사매각을 의뢰했다. DSL 업체들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코바드커뮤니케이션스도 지난해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약 3000명의 직원 중에 800명이나 감원해 정상적인 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 96년 제정된 통신법에 의해 탄생한 이들 3사는 그 동안 기존 전화 업체들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빨리, 더 낮은 비용으로 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인터넷 혁명의 주역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었다.
그러나 USA투데이는 “이들의 시도는 처음부터 승산 없는 도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는 시내전화 회사들로부터 전화 회선을 빌리는 것도 모자라 전화 회사의 사무실에 자신들의 장비를 설치해야만 했는데 이는 결국 경쟁 회사에 도움을 구하는 격이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DSL 업체들이 몰락하면서 미국 인터넷 시장은 앞으로 베이비 벨들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미국 DSL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240만명 선을 기록해 전년(50만명)대비 4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다시 500만명 선을 돌파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버라이존과 SBC, 퀘스트, 벨사우스 등 베이비 벨 4사가 전체시장의 약 80%를 독차지할 것이라고 USA투데이는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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