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비게법 미성년자 연령「논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청소년 보호를 위한 미성년자 연령을 놓고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위원장 최연희)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음반·비디오물 및게임물에 관한 법률(이하 음비게법) 개정안을 심의하면서 미성년자 규정을 ‘연 19세 미만’으로 올리기로 지난 24일 결정했다. 이는 문광위가 지난 16일 음비게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미성년자 규정을 정부 원안보다 완화, ‘만 18세 미만’으로 하향 조정한 것을 되돌린 것이다. 청소년 보호법이 청소년을 ‘19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음비게법이 ‘18세 미만’으로 규정할 경우 청소년 보호를 위한 단속 등에 있어 혼선이 야기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법사위의 결정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업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3 학생과 대학 1년생이 뒤섞인 18세 연령층은 문화산업 소비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층”이라며 “법사위 결정이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한 “청소년 보호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이들을 미성년자로 규정하는 것은 청소년층의 문화 향유권을 제한하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규제완화 추세에도 역행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내부에서도 법률안의 체계나 자구를 심사하도록 돼 있는 법사위가 문광위가 처리한 법안의 내용까지 고친 것은 권한을 벗어난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문광위의 상당수 의원들은 법사위의 의결 내용을 되돌리는 재수정안을 마련해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최종 처리결과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문광위의 한 위원은 “여야 간사를 중심으로 법사위 결정에 대해 의견을 모은 후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중”이라며 재수정안 제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성인영화 관람 가능’ 연령층을 18세로 낮춘 문광위의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법사위가 ‘19세 관람가’로 상향 조정해 갈등을 빚었으나 결국 문광위가 ‘18세 관람가’로 다시 바꾼 수정안을 발의해 관철시킨 바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당초 문광위 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내일로 예상됐던 음비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