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디자인브랜드과 이용두 과장 ydlee@mocie.go.kr
지금 21세기는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와 더불어 지식과 기술이 중심이 되는 고부가가치 경쟁체제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식기반산업에 대한 투자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하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가치에 바탕을 둔 혁신적인 디자인이야말로 첨단기술과 마찬가지로 무역장벽을 뛰어넘어 새로운 국가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요소라 아니할 수 없다.
우수한 디자인 개발이야말로 제2의 기술개발이요, 상품의 부가가치를 단기간에 급격히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소비패턴이 ‘기능적 소비’에서 ‘기호적 소비’로 이행하면서 디자인은 소비자의 핵심적 상품구매 기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52%가 디자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품질(22%), 가격(14%)보다도 디자인을 우선시 해나가는 소비패턴의 변화추세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온라인상의 사이버몰에서 구매행위가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의 확산에 따라 상품가치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과 브랜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감안, 정부는 디자인산업을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과 함께 21세기를 주도할 국가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시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산업수요를 반영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배출될 수 있도록 디자인 교육체제의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디자인 특성화대학의 설립을 유도하고, 공대 및 특성화대학 소속 디자인 석사에게 병역특례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공학, 경영학, 인문학 등 인접 학문과의 병행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 분야에 대한 국가기술자격증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금년 상반기중에는 ‘e디자인아카데미’를 설립, 이 분야에 대한 온라인 전문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디자인 전문회사 육성을 위해 우수 디자인업체를 벤처기업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디자인전문 벤처펀드도 조성해 혁신적인 디자인 전문회사에 대한 자금공급의 원활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의 발전을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의 디자인산업 발전시책과 더불어 디자인 수요자·이용자로서 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들은 수입상품 결정기준으로 디자인 및 품질을 가격보다 중시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제조업체는 가격을 압도적으로 핵심 경쟁요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업가의 인식이 새로운 시장의 흐름에 다소 뒤처져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이제 디자인에 대한 기업인의 인식 및 경영이 변화해야 한다. 디자인이 제품의 단순한 액세서리 역할을 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고 많은 분야에 있어 디자인이 제품개발을 선도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마케팅까지 디자인을 고려하는 디자인 경영마인드가 확산돼야 하며 최고경영층은 당장 손쉬운 OEM 방식보다는 기업의 중장기 발전 비전에 따라 독자적인 디자인을 개발하고 나아가 자체 브랜드 개발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금년 10월에는 50여개국에서 수백명의 디자이너 및 디자인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세계산업디자인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 속에서 우리 디자인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탈리아·프랑스 등 디자인 강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문화적·사회적 배경을 배우는 것은 물론 나아가 이들 디자이너와의 협력 및 유대를 강화, 우리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했으면 한다.
위기는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도 살 길은 있다. 디자인을 새로운 무기로 설정하고 산·학·연·관이 총체적으로 역량을 결집해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우리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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