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모바일 디지털TV 서비스

◆디지털TV(DTV)에도 모바일(이동)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월 싱가포르가 세계서 처음으로 모바일 DTV의 상용서비스를 실시한 데 이어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도 시범 서비스에 나서거나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실시하고 있는 모바일 DTV 서비스인 ‘TV모바일(TVMobile)’은 버스에 승차한 도시 통근자들을 대상으로 최신 뉴스나 날씨, 금융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http://www.strategyanalytics.com)는 이제 도입기인 모바일 DTV 서비스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저작권 관리 등 몇가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최신 보고서다.◆  

 

 이동이 아닌 고정 환경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디지털 방송 기술이 상업적 한계 때문에 모바일이나 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애플리케이션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얼마전 영국 런던에서는 SA 주재로 이와 관련된 ‘IBC 디지털 방송회의’가 열려 눈길을 모았다.

 이번 회의에서 싱가포르의 TV모바일과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그리고 팬태스틱코퍼레이션(Fantastic Corporation) 등의 업체 관계자들이 모바일 DTV 서비스에 대해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2월 14일 세계 최초로 상용 모바일 DTV 서비스를 실시, 이제 2개월째를 맞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싱가포르의 모바일 디지털 TV 프로젝트 관리위원회 위원장인 리친 시옹이 참가해 모바일 DTV 서비스의 상용화 이전에 실시한 시범서비스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에 싱가포르가 실시한 모바일 DTV의 명칭은 ‘TV모바일(TVMobileTM)’인데 ‘어디에나 있다(It’s everywhere)’를 슬로건으로 하고 있다.

 현재 이 서비스는 싱가포르 시내에서 운행하는 1500대의 버스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범 서비스에서는 경전철, 택시, 페리선 등 그 대상이 다양했다. 싱가포르의 TV모바일 시범서비스에서는 단일주파수 네트워크(Single Frequency Network) 상의 DVB-T(Digital Video Broadcasting-Terrestrial) 기술이 사용됐다.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및 ISDB-T(Integrated Service Digital Broadcasting-Terrestrial) 방식도 고려됐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났다.

 모바일 디지털방송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열악한 자동차 환경(열기, 주파수 간섭, 진동 등)에 모바일DTV 수신기가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고정식 세트톱박스가 이런 환경에서 사용된다면 아마 1년 이상도 못 견딜 것이다.

 버스 등 대중 교통 수단이 높은 소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오디오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TV모바일’은 개인용 스테레오 라디오를 가진 승객들이 더 나은 오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TV방송과 동시에 FM으로도 음성 오디오 방송을 전송하고 있다. 그리고 오디오 방송 프로그램 일정은 정상적인 고정식 방송 서비스와 다른 방식으로 짜여진다.

 모바일DTV의 시청자는 출퇴근 러시아워에 가장 많기 때문에 이의 프로그램은 일반적으로 통근자와 학생을 주대상으로 편성된다. 그 외의 시간에는 노인층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의 수요가 많다. 콘텐츠는 방송 시간대와 방송 시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뉴스, 날씨, 금융 정보 등과 같은 짧은 프로그램이 많다.

 싱가포르는 일년에 약 420만명이 매일 대중 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TV모바일’은 통근자들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잠재광고 매출(무료 방송에서 단 하나의 수입원은 광고)을 면밀하게 평가한 결과, 몇 년 안에 충분히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의 상업적 전망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TV모바일’의 시스템 설치에 들어간 총비용은 3000만달러인데 이 서비스가 개시된 이래 싱가포르 언론에서는 고객의 반응에 대해 연일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모바일 DTV가 다른 미디어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TV모바일’은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 DTV는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던 전통적인 텔레비전과 다르며 작은 옥외 광고판에 더 가깝다. 따라서 버스 안에서 보는 작은 화면으로 TV가 주는 오락 기능을 제공하기는 힘들다. 광고업자들은 이 서비스가 진정 상업적인 효과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고 있다.

 한편 싱가포르에 이어 유럽 국가들도 향후 2∼3년 안에 모바일 DTV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올해 상업적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모바일 DTV의 시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도 구체적인 모바일DTV 서비스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독일은 도이치텔레콤이 앞장서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의 시범서비스를 위해 지상 전송기 네트워크 개발을 맡고 있는 한 책임자는 도이치텔레콤이 일년내에 이의 서비스를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모바일 DTV 외에 팬태스틱코퍼레이션과 함께 무선 콘텐츠 배급 프로젝트인 멀티미디어 자동차 플랫폼(MCP:Multimedia Car Platform)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팬태스틱의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인 데니스 스미스씨는 이번 회의에서 MCP 프로젝트와 이의 진척과정에 대해서 의견을 밝혔다.

 그에 의하면 MCP의 전제는 디지털 방송이 비디오와 오디오 매체에 관계없이 미래의 무선 콘텐츠 배급시스템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MCP는 핵심 관련 기술이 이미 존재하고 때문에 통합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

 팬태스틱에 따르면 MCP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모바일 사업자, 방송국, 자동차 제조업체 ,장비 제조업체 등 여러 이해 당사자들간에 존재하는 문제들(예를 들어 누가 고객을 관리할 것인가 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다.

 스미스씨는 MCP가 어떤 명확한 기준을 구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필연적으로 호환성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일부 업체들이 유료 시스템이나 수직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MCP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모바일 DTV 시대가 왔다. 향후 2년내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 많은 모바일DTV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모바일 DTV는 대중 시장보다는 틈새 시장을 공략할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DTV가 확산되기 전에 콘텐츠 저작권 관리, 기술 및 사업 모델 등 많은 문제점들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모바일 DTV의 미래는 자동차업계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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