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1만개 중소기업 정보기술(IT)화 지원사업’과 관련해 고급형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에 대해 사실 확인 절차가 진행돼 업계가 숨죽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고급형 ERP 패키지의 기능 및 기술 요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하기로 하고 이날 대전 정부청사에서 각 제품을 시연토록 했다.
중소기업청은 △사업계획서 내용 확인 및 기능 구현 여부 △질의에 대한 답변 △구성 모듈 및 사업공고시 제시한 고급형 ERP의 기본 요건이 실제로 구현되는지를 점검하고 고급형 ERP의 기본요건인 웹 지원 여부를 집중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청은 제출된 사업계획서 및 내용물에 기록된 내용과 상이하거나 모듈상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는 등 고급형 ERP로서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중소기업 지원 IT업체 풀’에서 탈락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 방침이 이렇게 정해지자 ERP업체들은 일대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며 정부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구나 1차에서 선정된 50개사는 물론 탈락된 회사들도 이번 사실 확인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혹시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청은 “1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에 속한 모든 제품에 대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고급형 ERP에 대해서만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선정 기준을 둘러싼 잡음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해석하면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업계 한 관계자는 “제출한 서류대로 제품 기능이 제대로 구현되는지 검증한다는 목적에는 공감하고 바람직한 절차라고 본다”면서도 “1차에서 탈락한 업체들을 옹호하거나 정부 실책을 덮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해 사실 확인 절차로 인한 결과가 나올 경우 ERP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H사와 D사·A사·T사 등 1차 선정에서 탈락한 회사들은 정부 측에 선정 기준에 대한 불합리성을 제기한 바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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