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제로 판매합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가 새로 발표되는 ‘선 파이어’제품군부터는 고정 정찰제를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썬이 이번에 도입키로 한 가격정책은 그동안 관행처럼 부풀려져온 서버제품의 가격거품을 제거하고 과도한 할인경쟁을 자제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 출시하는 제품군부터는 본사에서 제시하는 ‘리스트프라이스’를 그대로 공개, 이를 판매가에 적용하는 등 철저한 정찰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서버업계는 치열한 가격경쟁과 할인률에 기댄 소비심리의 영향으로 원래 가격보다 2∼3배 이상 부풀린 가격이 시스템 가격으로 통용돼 왔으며 시스템 공급에 들어가면 이 가격에 80∼90% 정도의 할인률을 적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한국썬은 이번에 도입키로 한 가격정책을 계기로 출혈경쟁의 원인이 되는 할인률 관행을 모두 없애는 한편 정상적인 유통가격 정립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썬의 리셀러들 또한 이번 정찰제를 철저히 준수키로 의견을 모으고 ‘선 파이어’시리즈부터는 새로운 가격을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국썬이 그동안 관행처럼 통용돼온 시장의 룰을 얼마나 깰 수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썬이 그동안 파격적인 가격을 무기로 서버시장을 주도해 왔고 다른 업체들 역시 이 회사와의 경쟁을 의식해 경쟁적으로 할인률을 적용해온 것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거품의 원인을 제공한 데는 서버업계 모두가 반성해야 하겠지만 당사자인 한국썬이 정찰제를 실시하겠다고 하니 의아할 따름”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선언을 계기로 서버업체 모두가 정찰제를 위시한 공정한 경쟁풍토로 연계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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