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IT포럼 지상중계>주제 발표

◆김철환 기가링크 사장-북한 초고속망 구축 협력 사업 계획

기가링크는 지난해 6월 김대중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남북경제협력 차원에서 북한 현지 네트워크 인프라 및 정보기술(IT)산업 동향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대북 사업을 준비했다.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현지 통신망 상황을 살펴본 결과 남한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북한 인터넷 산업은 말 그대로 미개척 상태며 소프트웨어·하드웨어·콘텐츠 분야의 남북 경협을 위해서 인프라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네트워크 인프라는 내부 국가 전산망과 국제 인터넷망을 분리, 이중 네트워크로 구축돼 있으며 일부 과학기술기관과 정보기관에만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개방해 놓은 상황이다. 북한은 정부 주도로 국가 전산망인 ‘광명’ 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며 최근 2년 동안 북한 4개도의 기간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북한 광명 전산망을 광케이블로 연결할 계획이다.

기가링크는 지난 2월 관련업계 인사 7명과 5일간 방북해 IT부문의 포괄적인 남북 협력과 단둥-신의주 지역에서의 IT지역 조성 사업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기가링크는 먼저 북한 평양정보쎈터 내 2곳에 PC 100대 규모의 초고속망 시범 사이트를 구축한다. 지난달 말 이미 현지 실무 기술진과 협의해 초기 장비를 공급했으며 이달에는 시범 테스트와 구축 기술을 이전하고 연말에는 남북 IT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사이트 구축과 개통식을 가질 계획이다.

기가링크는 이번 시범 사업을 계기로 총 4단계로 나눠 중장기 대북 통신 인프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시범 사이트에 이어 2단계 사업 연도인 내년에는 북한 IT관련 연구기관과 김일성종합대학·김책공대·인민학습당 등을 대상으로 1000대 규모의 시범 사이트를 구축키로 했다. 이어 3단계 사업 기간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평양·개성·신의주·남포 등 주요 도시로 초고속망을 확장해 나가게 된다. 마지막 사업 연도인 2006년부터는 폐쇄형 네트워크에서 탈피해 단계적으로 국제망과 연동해 나가며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서비스에 네트워크통합(NI)사업을 병행 추진하게 된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주기적인 기술 인력 교류를 위한 허가가 필요하며 네트워크 장비를 북한에 보낼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또 결제 관계와 물물 교환할 때 필요한 판매망 확보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북경협 사업에 필요한 법과 제도 개선이 시급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부처뿐 아니라 유관 단체와의 긴밀한 협조 관계가 필요하다.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북한 내 영상체계 구축 시범 사업

우암닷컴은 기가링크와 함께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해 평양정보쎈터와 영상관련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과 기술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우암은 이번 사업을 통해 판문점과 금강산을 거점으로 개성·평양·신의주와 남한의 각 가정을 연결하는 남북 이산가족을 위한 사이버 영상 면회 시스템을 구축한다. 평양정보쎈터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이버 영상 면회소 사업은 총 4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이미 합의서 작성과 관련, 시스템을 공급하는 등 지난달까지 1·2단계 사업을 끝마쳤다. 이어 오는 7·8월 3단계 기간에는 북한 내에 영상 사이버 면회소를 설치하기 위해 기술 인력을 파견하고 관련 장비를 북한 현지에 구축한다. 마지막으로 4단계 기간인 10월에는 영상 반주 음악 분야를 북한과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시장 분석과 장비 사양을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우암닷컴은 이번 사업이 남한의 일방적인 원조 차원이 아닌 실질적인 남북한 IT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목표다. 이의 일환으로 음성 소프트웨어 등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북한 IT와 우암의 기술을 접목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미 북한에 영상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헤드세트 등 하드웨어 장비를 무상 공급했다. 통신망은 기가링크에서 구축하는 초고속 모뎀을 이용하고 북한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음성인식 소프트웨어와 영상 기술을 결합해 음성만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일대일 대화가 가능한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사이버 면회소 사업은 비록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지만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활발한 상황을 감안할 때 단순한 IT 교류 차원을 넘어 앞으로 대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우암이 북한에 구축하는 영상회의시스템(RAVCOMS)은 실시간으로 한 회의실에서 8명이 동시에 영상·음성·문자회의가 가능한 제품이다. 자료 전송과 공유 기능은 물론 화이트 보드, 웹 공유, 파일 공유 기능을 지원해 다자간 회의도 가능하다. 영상 메일을 제작해 상대방에게 e메일을 발송할 수 있으며 수신자가 없을 경우에는 화면 하단에 자동으로 저장돼 재작동시 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시스템은 공개·비공개 회의실 또는 자유 음성과 발언권 부여를 통해 회의 성격에 맞게 회의실 개설이 가능하다. 웹 기반으로 개발돼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인터넷 접속만으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우암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단순한 시스템 구축에 그치지 않고 북한에서 남한 프로그램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로 평양정보쎈터와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북한 내 영상 체계 구축 협력 사업을 위한 승인, 기술 인력의 방북 허가 등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

우암닷컴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내의 다른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북한의 정보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데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정리=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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