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호화 디자인경쟁

 최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품격을 내세우는 주상복합형 고급아파트와 상업용 빌딩 신축이 잇따르면서 엘리베이터 시장에 디자인 고급화 바람이 한창이다.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은 전통적으로 에칭무늬를 넣은 금속강판이나 페인트 도장강판을 주재질로 만든 실용적인 디자인이 주류였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입무늬목, 금분 도금강판 등 최고급 마감재로 엘리베이터 내부를 도배한 호화판 디자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급엘리베이터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전체 엘리베이터 시장의 4%에서 올해 10%선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업체들은 저마다 최고급 소재와 혁신적인 디자인을 채용한 고급형 엘리베이터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LG-오티스(대표 장병우 http://www.otis.co.kr)는 올들어 경쟁사와의 디자인 차별화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가격보다는 디자인품격을 내세우는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5단계의 정밀가공을 거친 칠보 강판, 금박 강판과 무늬목 등 최고급 마감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호화디자인으로 동부건설 사옥과 대치동 삼성 타워팰리스 등 굵직한 대형 엘리베이터 공사수주에 잇따라 성공했다.

 동양에레베이터(대표 금병호)는 원목마감재를 이용한 자연주의 디자인을 내세워 구의동 삼성 쉐르빌과 타워팰리스 1차 공사에 납품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양에레베이터측은 그동안 품질경쟁력에 비해 고객의 눈길을 끌 만한 디자인 도입에 다소 소홀했다는 자체판단하에 디자인팀을 대폭 강화, 올해 매출액의 15%이상을 고급디자인 제품으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백영문)의 경우 중저가 아파트용 엘리베이터 시장에서도 디자인 차별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 일반 엘리베이터군에도 마블형 에칭강판 등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마감재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만연한 소비의 양극화에다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 현대건설의 하이패리온 등 30층 이상 초고층 주상복합건축 경기가 호조를 띠고 있어 호화디자인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엘리베이터의 내부 인테리어비용만 평당 1000만∼3000만원이 들고 있어 과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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