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교육 솔루션 시장에 파란이 일고 있다.
카피당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원격교육 콘텐츠 저작도구가 한 전문업체에 의해 평균 50분의 1 가격인 6만원대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아이빌소프트. 이 회사는 원격교육 콘텐츠 저작도구의 대중화를 표방하며 기존에 200만∼500만원에 공급되던 ‘애니튜더’의 후속버전 ‘펜다오피스’를 6만6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아이빌소프트의 선공은 즉각 영산정보통신·에이앤에스·포씨소프트 등 국내 원격교육 솔루션 시장을 주도해온 업체들을 자극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아이빌소프트의 초저가 전략을 ‘대중화를 빙자한 시장 죽이기’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표면적으로 우려하는 것은 교육용 콘텐츠의 품질저하. ‘펜타오피스’의 품질과 성능에 따라 대상 시장이 달라지겠지만 자칫 그동안 어렵사리 구축해 놓은 시장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번 아이빌소프트의 초저가형 제품 출시가 업계의 가격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콘텐츠 저작도구 가격이 지나지게 고가였다는 지적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 판매가격 현실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터라 이번 아이빌소프트의 결정은 실질적인 대중화를 유도하지는 못하더라도 가격질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펜다오피스’의 출시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에이앤에스와 포씨소프트 등은 최근 상호협의를 통해 판매방식을 기존 사이트라이선스 방식에서 카피라이선스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포씨소프트는 교육 솔루션 보급과 인터넷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존 기업용 솔루션과는 차별화한 일반 보급형 제품을 제작, 이달 말이나 내달 초부터 카피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또 한빛네트도 원격교육 솔루션 시장 확대를 위해 학원연합과 협력해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월 20만원 정도의 임대료를 받는 형태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아이빌소프트의 초저가형 제품 출시는 결국 원격교육 솔루션의 적정가격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빌소프트의 진교문 사장은 “기존 제품이 워낙 고가라 정작 중요한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자금이 부족해져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한적이던 원격교육 콘텐츠 저작도구의 용도를 다양화해 대중화를 추진함으로써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펜다오피스’ 출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영산정보통신의 곽동욱 사장은 “아이빌소프트의 이번 가격 전략은 기존 제품이 안 팔리니까 저가로 뿌리겠다는 의도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에이앤에스의 이태호 사장도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피당 6만원대라는 가격은 업계를 공멸로 몰고 가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곽 사장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그는 “포씨소프트와 함께 카피라이선스 방식을 통해 적정가격을 산정하고 있다”고 밝혀 제품 가격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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