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두루넷 이홍선 대표이사 부회장

“초고속인터넷이 항간의 우려처럼 블랙홀이 아닌 흑자 사업임을 입증하겠습니다.”

두루넷의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지 3달째를 맞은 이홍선 대표이사 부회장의 자신에 찬 포부다. 인터뷰 첫마디에서 ‘초고속인터넷 〓 흑자사업’임을 강조하는 이 부회장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해 말 두루넷을 둘러싸고 쏟아졌던 각종 루머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우리나라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가장 먼저 시작했던 두루넷은 규모의 경제 도달을 위한 대대적인 시설투자를 추진했고 그 탓인지는 몰라도 지난해 말 장외시장과 사채시장,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두루넷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괴담으로 곤혹을 치렀다.

이 부회장은 “유동성 위기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실 어려웠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2억4000만달러의 외자유치를 통해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손정의 회장과 친분을 바탕으로 두루넷의 외자유치를 성공시킨 장본인. “손정의 회장이 국내 최초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이자 세계적 케이블모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두루넷의 가능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실현됐던 것”이라며 “소프트뱅크의 판단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부회장은 두루넷의 초고속인터넷 성공요인을 두루넷의 현황설명으로 대체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사업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인 기간설비투자가 2000년으로 일단락됐고 서비스 제공대상 가구수는 전체 가구수의 55%인 830만가구에 달합니다.” 실제 두루넷은 지금까지 8000억원을 초고속인터넷에 투자했고 올해 시설투자계획은 15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연말까지 현금 흐름상 영업이익인 EBITDA는 1100억원에 달할 것이며 특히 올해부터는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이라며 “이는 사업전망이 매우 밝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벤쳐스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투자대상 물색과 평가에는 정평이 나 있는 투자 전문가. 그런 그가 최근 주총에서 반발강도를 높였던 소액주주들에게 이색적인 제안을 했다. 월급을 안 받는 대신 스톡옵션을 행사하겠고 기대치에 미달한다면 스톡옵션을 소액주주들에 돌려 주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자신있다는 표현을 대신한 것이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3위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3월 말 현재 가입자는 90만명에 달한다. 이는 2위 사업자대비 불과 30여만명 차이며 4위 사업자와는 무려 70여만명 차이다. 게다가 과다한 프로모션 없이도 매월 6만∼7만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 연말에는 손익분기점인 125만명의 가입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최근 정부주도로 논의되고 있는 통신사업 구조조정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폭발적인 시장성장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비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초고속인터넷시장의 구조 개편의 논의가 일고 있지만 마녀사냥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는 게 그의 일차적인 인식이다.

이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 그룹으로 시장구조를 개편하는 정부 정책에 동의하나 서비스 이용자인 국민과 사업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각 서비스 부문별로 두세개 사업자의 경쟁환경을 먼저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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