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가전업체, 한국민심잡기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최근 외국가전업체들에 던져진 화두다.

소니, 필립스, JVC 등 수입가전업체들은 최근 광고나 판촉 등을 통해 제품을 알리는 직접적인 마케팅을 자제하는 반면 각종 봉사활동이나 스포츠후원 등 소위 문화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업체들은 최근 불거진 일본교과서 왜곡사건 등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일분위기가 점차 고조되자 이같은 문화마케팅을 통해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문화마케팅에는 공모전에서부터 스포츠경기 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다.

국내 진출의 선배격인 소니는 국내 최대의 과학행사인 과학전람회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또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장학금을 주는 사업도 진행해 연간 5000만원 정도를 지원하며 젊은 층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에는 자원봉사의 날을 선정, 그룹 전체의 임직원들이 참여해 지체부자유자들의 나들이를 돕고 다음달에는 대한체육회와 공동으로 한국의 물을 사랑하자는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필립스는 국내 스포츠 활동 후원업체로 유명하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 단장으로 국내 선수단을 위한 지원활동을 펼쳤다. 필립스는 또 동대문, 광화문, 첨성대, 이순신장군 동상의 환경조명을 디자인하고 3억5000만원 상당의 조명설비 일체를 기증했으며 최근에는 스포츠 전문업체인 리복이 개최한 스포츠 대회를 후원한 바 있다.

소니보다 뒤늦게 한국에 발을 들여놓은 JVC코리아는 월드컵을 이용하고 있다. JVC코리아는 지난 2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한일교류 페스티벌’ 행사장내에 길이 15m 높이 3m의 초대형 멀티비전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4월30일까지 JVC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월드컵 전초전인 컨페더레이션스컵 한국전의 입장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8월 10일 춘천 중도 시민공원에서 개최되는 강변가요제의 독점 스폰서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밖에 샤프코리아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국내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S나 브랜드 인지도에서 열세에 있는 외국기업은 그 동안 작은 실수 하나로도 국내기업에 비해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경우가 있다”며 “반드시 브랜드 인지도와 관련이 없다하더라도 이같은 문화마케팅은 외국기업이 자연스럽게 한국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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