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이 전자유통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마다 자체 브랜드를 부착한 이른바 PB(Private Brand)상품을 잇따라 도입하거나 품목을 확대해 전체 전자유통시장에 차지하는 점유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가격을 놓고 할인점 및 양판점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들은 인터넷을 발판으로 한 빠른 정보획득을 무기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재빨리 파악해 PB상품화하면서 대리점·할인점·양판점 등이 분할하고 있는 전자유통시장의 또다른 한 축으로의 부상을 노리고 있다. 전자유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PB상품이 가진 특징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3회에 걸쳐 긴급 점검해 본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PB상품이 등장한 것은 지난해 초 인터파크에 의해 드림벤치시리즈가 출시되면서부터다.
이 제품이 사양에 비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네티즌의 인기를 얻자 삼성몰과 롯데닷컴이 각각 지난해 11월과 12월 컴퓨터 PB상품 판매를 시작했고 올들어 여성전용 컴퓨터와 TV까지 PB상품으로 등장하면서 인터넷 쇼핑몰업계 전체에 PB상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유통업체가 제품의 기획·개발 및 판매과정에 참여해 상품경쟁력과 유통차별화를 유도하는 일종의 기획상품인 PB상품은 이미 90년대 후반 이마트를 비롯, 대형 할인점들이 생필품을 중심으로 앞다퉈 개발하면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자제품의 경우 과거 몇몇 전자유통 전문업체에서 에어컨·오디오 등 대형 가전제품을 PB상품이라는 이름으로 출시, 판매하기도 했지만 기존 제품에 모델명만을 바꾼 것이라 진정한 PB상품으로 보기 어려웠다. 또 유통업체의 힘을 키우는 데도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문제는 전자제품의 지나친 저가 출혈경쟁이 이어지면서 유통업체간 제품차별화만이 살길이라는 데 대다수의 유통업체가 동의하고 이에 따라 PB상품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지만 대형 가전사의 시장지배력이 워낙 크다 보니 제대로 된 PB상품의 개발과 유통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가 소형TV를 PB상품으로 개발·판매하며 취급제품의 차별화를 도모했지만 현재까지 타 품목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고 매출과 홍보면에서 여전히 가전사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시장환경에서 인터넷 쇼핑몰들이 할인점과 양판점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앞서 전자제품 PB화에 박차를 가하며 전자유통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 쇼핑몰의 PB상품이 갖는 가장 큰 목적은 전자제품의 과열 저가경쟁을 피해 수익률을 높이는 데 있다. 전자유통시장에서 유통업체의 독자적인 힘을 키우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매출이 전체의 50%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와 저가경쟁으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전자제품의 PB화는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들은 쇼핑몰간의 경쟁뿐 아니라 대형 할인점 등 타 유통망과의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상품으로 PB상품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 PB화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제품은 컴퓨터다. 대형할인점이 이제 막 컴퓨터 유통에 뛰어들어 가격경쟁을 피할 수 있고 다양한 부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통업체간 차별화는 물론 주변기기의 판매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명 브랜드 제품에 비해 70∼80%대의 저가로 공급하면서도 평균 15%까지 수익을 챙길 수 있어 매출향상과 이에 따른 판매수익을 높이는 데도 알맞다.
현재 인터파크가 뉴드림벤치1과 3, 뉴드림벤치 스페셜1, 2 등을 새롭게 선보였고 삼성몰은 기존 「e-life SM시리즈」에 이어 최근 「imedia TV」, 가구 PB상품인 「리빙터치」, 골프클럽 「더 보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삼성몰은 가전에서 TV의 판매가 VCR·AV기기 등에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고 판단, 이번 TV PB상품을 바탕으로 가전판매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롯데닷컴이 「eLife Lotte」 I, Ⅱ에 이어 지난달 여성 전용 컴퓨터 「핑키」를 출시해 여성에게만 판매하는 독특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며 바이엔조이는 지난달부터 「iPlatz-Buyⓝjoy」란 이름의 전용 컴퓨터, 한솔CS클럽은 넒은 의미의 PB상품인 자사 전용 컴퓨터를 판매중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업계가 판매하는 PB상품은 컴퓨터 30여종을 포함해 40여종에 이르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증가해 삼성몰의 경우 전체 컴퓨터 매출의 50%를 PB상품이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