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IT포럼 지상중계>남북 IT교류 지원 法정비 급하다

안준모 건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함광선 미래넷 사장

박찬모 포항공대 대학원장

서재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문광승 하나비즈 사장

김주진 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 실장

▲김주진(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 실장)=최근 남북간 교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IT 교류와 관련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합니다. 지난 달 중국 옌지에서 남북한 정보처리학회에서 논의된 것처럼 남과 북은 국어의 어순이 다릅니다. 이는 어순의 문제뿐만 아니라 개념 자체가 어긋나 있다는 반증입니다. 남북 IT교류는 기초부터 다시 특히 통신분야부터 철저하게 검토해 추진해야 합니다.

▲함광선(미래넷 사장)=북한의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순서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북한과 공동으로 실질적인 프로젝트 진행 신뢰를 쌓으면서 계속 유대를 갖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당장 큰 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남북이 상호간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야 합니다.

▲박찬모(포항공대 대학원장)=북한도 정보화와 관련해 교육부문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민들에게 컴퓨터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육성 산하 프로그램교육센터가 교육내용을 설계해 중학교 1학년부터 가르치기 위해 교과과정을 개발중입니다. IT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해 정보화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컴퓨터 보급이 쉽지 않은 등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함광선=북한은 인터넷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지만 인터넷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은 인터넷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본적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은 충분합니다. 특히 인식관련 기술을 비롯해 기초과학기술을 이용한 소프트웨어는 남한보다 우수한 제품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광승(하나비즈 사장)=남북 교류와 관련된 원칙과 접근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IT교류를 위해 남북관계는 대의명분을 떠나 실질적 내용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남한이 먼저 과감하게 문호를 개방하고 먼저 포용정책을 펼치는 게 필요합니다. 우리가 먼저 개방했을 때 남북관계에서 명분을 쌓을 수 있습니다. IT분야 남북교류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남북경협지원정책은 굴뚝산업이나 제조업에 치중되어 있고 IT분야에 대한 정부지원은 찾기 어렵습니다.

▲함광선=남한 기업들이 북한에 가서도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습니다. 남한에서 아주 사소한 행동이 북한에서는 제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조사 등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아주 작은 프로젝트를 실행해 북한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얻는다면 북한 진출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기업마다 나름대로 전략을 가지고 초기에는 투자라는 관점에서 시작해 장기적으로 이익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해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습니다.

▲안준모(건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북한의 인력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3000∼4000명 정도가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이들 인력을 확실하게 활용할 전략이 서지 않으면 기업들의 무분별한 대북진출은 옳지 않습니다.

▲함광선=북한 노동력 가격결정이 우리가 생각한대로 체결되지는 않습니다. 자본주의적 사고에 익숙한 우리는 북한의 양질의 인력을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사회주의적 경제이론으로 접근해 한국 노동력과 북한 인력을 똑같이 비교해 이를 근거로 보수를 설정합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북한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 노동인력 임금의 경우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결정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초과학 단련이 잘된 양질의 노동력 사용이 아닌 값싼 임금을 이유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도가 큽니다.

▲문광승=달나라에 가서도 북한사람과 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도 승인을 받아야 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협력사업을 승인받는 절차가 매우 복잡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과 주계약자로 계약을 하고 이후에 여타의 기업이 사업을 하고 싶을 경우 주계약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추진중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간에 북한과 협력사업을 할 경우에는 협력승인 대상자로 설정이 되기 때문에 장기 협력사업 승인을 받아도 사업별로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있다. 솔루션 개발 협력의 경우 여러가지 솔루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경우마다 보고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IT분야에 대한 법적인 정비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김주진=단둥, 신의주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단둥은 중국측 소관지역이라 중국과 협력할 경우 인프라 구축할 수 있고 신의주의 경우는 장비 도입을 위해 바세나르체제에 의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둥, 신의주에 공단을 만들 경우 이러한 문제만 해결이 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준모=북한과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데 비즈니스 모델이 될 만한 케이스로는 협력사례의 경우 홍콩 기업과 싱가포르 기업의 사례, 하청을 받아 핵심솔루션을 개발하는 일본의 사례, 무선 모바일 등 많은 부분을 수주 받아서 수행을 하고 있는 케이스가 있으나 시행중인 비즈니스모델이 북쪽에서 원하고 있는 이익관계와 맞지 않아 심도있는 모델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박찬모=미국의 신발 제조회사 넬슨이 평양정보쎈터에서 개발한 2차원 캐드시스템을 이용해 제품본을 뜨는데 5% 이상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미국 기업이 북한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도 96년 싱가포르에서 평양정보쎈터 전문인력이 연구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바가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를 볼 때 북한과 협력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리=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김현예기자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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