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정규 교육기관으로 교육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원격교육기관들이 방송통신대학이나 산업체 부설 교육기관 등 다른 교육기관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로부터 공인을 받기 위해선 원격대학의 서비스질을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유지·발전시키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원격대학의 설립으로 몇년 후부터 이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 본격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상적인 교육 품질이 유지되지 않으면 원격대학을 설립한 본래의 취지가 퇴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대학의 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교육부 보고서는 원격교육의 서비스 질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원격교육 평가기관의 설립과 내부적인 평가시스템의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 =원격교육기관에 대한 평가시스템의 운영은 우리나라보다 원격교육의 역사가 오래된 국가들에선 이미 정착돼 있는 제도다. 노르웨이는 지난 93년부터 원격교육협회(NADE)가 중심이 되어 원격교육의 질을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운용하고 있다. 이 기관은 정부 당국과 협조하에 외부 평가보다는 원격대학 내부의 질 관리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특히 NADE는 내부적인 질 관리 업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질관리위원회(SCQ)를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이 위원회에선 원격대학들을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원격교육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사설기관인 ODLQC를 원격교육 질 관리 기관으로 선정해 원격교육기관들에 대한 인증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 94년에 설립된 HEQC가 국가지원을 받는 교육기관에 대해 원격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원격교육이 잘 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의 경우는 교육부 산하기관인 교육기술 및 원격교육센터(CETDE)에서 원격교육 기준을 마련해 운용하고 있다. 주로 원격교육기관의 정책 및 계획, 프로그램 개발, 코스 설계, 학습자 지원, 협력관계 등을 평가항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원격교육기관의 평가 항목과 평가 모델 =만일 원격대학을 평가할 수 있는 전담기관이 국내에도 생긴다면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원격교육기관들의 서비스 질을 평가할 수 있을까.
이번 보고서는 원격교육기관들의 평가 요소를 크게 다섯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학습활동지원 인프라(학습자·교수자·조교·상담자·운영자), 연구지원 인프라(커리큘럼 개발·내용제시 방법·질 관리·학습자 특성), 인적조직 인프라(기술지원담당·교육담당·개발담당·행정담당·재정담당·상담담당), 시스템인프라(플랫폼·하드웨어·소프트웨어·교육행정시설), 개발 및 관리 인프라(커리큘럼·콘텐츠 개발·데이터베이스 관리·자료개발·커뮤니티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기준에 의거해 평가 모형을 만든 뒤에 체크 리스트를 작성, 원격교육기관의 질을 평가하자는 것이다.
◇바람직한 평가 모델 =원격교육기관을 평가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바람직한 평가모델이 필요하다. 대부분 국가들의 경우 원격교육의 초창기에는 국가 기관이나 국가 산하기관에서 원격대학의 서비스 품질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형태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원격대학이 국내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우선 행정적으로 개입하는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원격대학이 이제 막 도입기인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부로부터 정식으로 인증을 받은 원격교육기관과 일반 사설 원격교육기관간에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기관간에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은 사설 무허가 원격교육기관의 양산과 부실화를 초래해 전반적인 원격교육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원격교육의 초반기에는 교육부나 관련기관을 통한 원격교육기관에 대한 엄격한 학사관리 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원격교육기관이 국내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단순히 행정 차원의 관리감독이나 계도보다는 원격대학 내부의 자율적인 품질관리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원격교육기관의 내부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해야만 비로소 원격교육기관의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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