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는 시장성을 둘러싼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이미 국내 정보통신시장의 문턱에 와 있다. 「무선혁명! 블루투스가 온다」라는 기획물을 통해 우리는 3회에 걸쳐 블루투스의 개념과 산업적·기술적 의미, 국내외 표준현황, 그리고 다양한 응용분야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기획시리즈를 마감하며 블루투스 활성화 방안을 위한 특별좌담회를 마련, 산학연 전문가 및 정부 관계자로부터 블루투스의 시장전망 및 정책방안을 들어봤다. 편집자
▲참석자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팀장
정한욱 한국통신 팀장
강우식 삼성전자 부장
연광일 시스온칩 사장
송형규 세종대 교수
이재홍 정보통신부 주파수과장
▲사회 : 전자신문 정보통신부 김상용 기자
사회 : 국내 블루투스 산업 현황 및 전망을 점검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과연 블루투스가 시장성이 있는지, 서비스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지, 주파수문제 등 정책적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의 방향은 무엇인지 거론해 봤으면 합니다. 먼저 블루투스의 시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면 합니다. 블루투스에 대한 국내시장에서의 토대가 마련됐는가, 시장성이나 발전가능성은 얼마나 클 것인가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형규 교수 : 블루투스가 유망한 기술이라는 점은 모두가 인정해온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기술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볼 때 블루투스 상용화가 더딘 근본적 이유는 블루투스를 통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만능주의입니다. 초기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다 보니 완벽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연구진들의 집념때문에 상품화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블루투스는 기기간 인터페이스를 무선으로 지원하는 도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강우식 부장 : 에릭슨이 개발한 최초의 동기는 헤드세트와 단말기 사이를 케이블리스(cableless)화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이것 저것 포함해 응용분야의 폭을 넓히느라 개발이 지체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칩 가격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칩 가격이 5달러 이하라고 해서 모두 블루투스에 달려들었지만 오는 2003년까지도 5달러 이하로 칩 가격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광일 사장 : 기본적으로 호스트 단말 역할을 하게 될 이동전화단말기에 블루투스가 장착돼 있지 않다보니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동전화단말기 중심의 개인네트워크가 기본인데 그 기본적 토양이 아직 갖춰지
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한욱 팀장 : 블루투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를 반드시 사용해야 할 핵심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이동전화가입자수를 현재는 3000만명 가량이 포화치라고 보고 있지만 무선전화기에 블루투스를 장착한다면 성장가능성은 더 높아집니다. 업체 입장에서 내수가 없는 수출은 힘듭니다. 결국 통신사업자가 수요를 리드하는 게 산업활성화 측면에서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신사업자들은 블루투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이동통신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장비산업 활성화나 통신서비스의 효율면에서 장기적으로는 블루투스를 통신서비스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사회 : 국내 블루투스업체의 기술현황은 어떻습니까. 업체의 준비상황에 비해 다소 정부정책이 지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연 사장 : 애플리케이션, 칩, 프로토콜 관련업체 중 애플리케이션업체가 가장 많습니다. 업체 중 일부는 국산 프로토콜 스택을 개발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제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여서 판매가 어렵습니다. 칩이나 스택처럼 핵심기술이 필요한 업체를 정책적으로 육성하면 로열티를 경감할 수 있거나 적어도 국제시장에서 협상할 위치는 될 것으로 봅니다.
이재홍 과장 : 이달 중 블루투스 주파수 공고를 할 것이고 기술기준도 이달말이면 고시할 예정입니다. 정통부 기본원칙은 블루투스 주파수 대역이 ISM대역이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서 사업자 용도로 사용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여기에는 반대합니다. 향후 유무선복합시대가 올 것입니다. 블루투스는 IPv6와도 연결되며 냉장고 등 가전에 블루투스기능이 첨부돼 보편화의 길을 걸을 것입니다. 가정에서 블루투스가 혼신없이 사용될 수 있으려면 안정성이 최대한 보장돼야 합니다.
사회 : 산학연이나 정부가 공조해야 할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과장 : 블루투스처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분야는 산학연관 상호간 교류가 필요합니다. ADSL포럼처럼 블루투스 관련 포럼이 만들어져 의사가 결집되면 대화창구로 활용하겠습니다.
정 팀장 : 무선랜과 블루투스, 즉 DS와 FH간의 주파수 간섭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 부분의 연구가 선행되도록 정통부에서 학계나 연구계에 프로젝트
를 의뢰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수 팀장 : 인터넷정보가전협의회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등 산학연 관계자가 결성한 블루투스 관련단체들은 많지만 결집력이 없습니다. 국내외에서 인정할 만한 공식단체의 설립이 관건입니다.
강 부장 : 특히 블루투스 SIG 워킹그룹 표준화연구 등 대외활동에서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없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블루투스나 무선랜과 관련해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단일조직이 필요하다는 데 적극 공감합니다. 블루투스가 기술적으로는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블루투스 버전 2.0이나 주파수 공존 등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업체가 애플리케이션에 주력할 수 있도록 학계와 연구계가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송 교수 : 학계에서는 블루투스가 매력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블루투스는 굉장히 단순하고 만만해 보여서 교수들이 이를 관심없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블루투스 포럼 등 구체적 활동공간이 있다면 교수들이 포럼에 참가해 활동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사회 : 산업에 널리 쓰이는 과제는 정부에서 국책과제로 선정, 자금을 집중 지원해 주는 방식은 어떨까요.
이 과장 : 호환성이나 주파수 공존문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정보통신시험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를 강화해 블루투스시험센터(BQTF)문제도 같이 해결할 계획입니다.
연 사장 : 인증절차는 벤처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많이 됩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마다 각각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됩니다. 국내 블루투스인증기구(BQB)나 시험센터 설립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 부장 : 명예문제이기도 합니다. BQB는 아시아에도 이미 3명이 있지만 통신강국을 외치는 한국에는 정작 하나도 없습니다. 블루투스 SIG에 나가보면 한국의 위상이 한없이 초라합니다. 국내에도 BQB가 있으면 우리를 만만히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회 : 이 자리를 계기로 블루투스 포럼이 결성되고 좋은 결실을 거두게 되길 기대하면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정리 = 정보통신부 조윤아 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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