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의 위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본경제신문」은 미국 경기의 하강이 아시아 각국의 수출을 큰 폭으로 둔화시키고 있으며 생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향후 미국 경제의 비관적인 전망 때문에 아시아 주요 기업의 경영자들이 설비 투자를 줄이고 개인의 소비 역시 뚜렷하게 감소되고 있다며 97년 통화위기에서 「V」형 회복을 실현시킨 아시아 경제가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경제신문은 아시아 각국과 지역 정부의 대미 수출 의존율은 전체 수출량의 20∼30%에 달한다며 그런 만큼 최대 고객인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아시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듯 최근 아시아에서는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출 신장률 둔화가 생산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11.4% 감소했다.
이 나라의 수출이 줄어든 것은 99년 2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태국의 올 1월의 무역 수지가 지난 97년 통화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전락했다.
두 나라의 상황은 미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전자·컴퓨터 부품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4·4분기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20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0.72%로 위축됐다고 발표했다. 대만의 경우 최대 반도체업체인 TSMC의 최근 가동률이 70%로 떨어져 풀가동을 계속했던 작년 4·4분기의 105%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라고 신문은 밝혔다. 가장 높은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 역시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총 수출의 37%를 차지하던 광둥성에서도 수출용 PC 등의 생산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PC에 사용되는 전기아연동판의 공장 출하가격은 지난해 2·4분기 대비 10% 가깝게 하락한 상태다.
중국은 지난해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물가 하락은 일시적으로 멈춰 있다. 그러나 전년대비 공업생산액 신장률은 지난해 7∼8월의 12.8%를 정점으로 하락으로 돌아섰고 올해 1월에는 -2.3%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이밖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본경제신문은 한국무역협회의 조사를 인용, 주요 수출기업 212개사 가운데 44%가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답할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또 이미 지난해 12월 중 한국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신문은 미국 경기 급감속의 영향으로 99년 이후의 경기 회복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던 아시아 불량채권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태국에서는 은행의 변제연장으로 구제된 불량채권이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재차 불량채권이 돼버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중국상공은행 등 4대 국유은행들이 지난해 1조3000억위안(1위안=약 14엔)의 불량채권을 각각 자산관리회사로 이전시켜 그 비율을 10% 이하로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말 연체 및 불량채권의 비율이 1년 전과 동일한 25%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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