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사업자 선정 연기

동기식 IMT2000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금시장 경색, 경기위축 등으로 신규사업 참여 열기가 식었고 일부 국내외 사업자들의 연기 요청도 있었다』며 『컨소시엄 구성이 가시화되는 일정 시점까지 동기사업자 선정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또 『CDMA 관련 산업육성, 중소기업 보호 및 해외수출을 위해 동기식 사업자는 반드시 선정하겠다』고 말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주파수 임의대역 변경을 통한 비동기사업자 선정론을 일축했다.

사업계획서 신청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정부의 이번 결정은 자금 및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우수기업이 참여하는 그랜드컨소시엄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가 사업자 선정 일정을 연기했을 뿐 동기 컨소시엄 구성의 열쇠인 출연금 및 사업성에 대한 입장은 변한 것이 없어 예비사업자들과의 시각차만을 확인, 자칫 동기사업자 선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 동기 선정 물건너 가나=정부가 동기 컨소시엄의 핵심 주도세력으로 내심 희망하고 있는 LG그룹과 포항제철 역시 아직은 참여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동기사업자 선정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장관이 꼽은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우수기업은 LG그룹과 포항제철을 의미한다는 것에는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기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현 출연금 제도로는 도저히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 반해 정부는 형평성, 통상마찰 소지 등을 들어 삭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해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과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아무리 시기를 연기해도 컨소시엄 구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래서 이번 선정 연기 방침은 본질은 그대로 둔 채 단순히 시기만 연기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정부의 노력=정부는 동기 선정 무산설을 강하게 부인한다. 안 장관은 『시장환경이 호전되고 정부가 적극 독려에 나선다면 컨소시엄 구성은 곧 가시화될 것』이라며 『올 상반기 내에는 우수 컨소시엄이 가시화돼 사업자 선정 일정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안 장관은 특히 『LG 및 포철과 의견을 교환했지만 최대주주로의 참여에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고 말하고 『앞으로 양사와 논의를 좀 더 진행하겠다』고 밝혀 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접촉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출연금은 일시 납부액을 크게 낮추고 나머지 분할납부 시기도 연장해 주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또 『최근의 기술추세를 감안할 때 비동기 서비스 시기도 다소 연기될 전망』이라며 『동기사업자 선정이 다소 늦춰져도 시장경쟁력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업자 반응=직접 이해당사자들은 대부분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의 파장을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로통신, 퀄컴, 삼성전자가 이에 해당한다. LG텔레콤은 『좀 더 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고 SK텔레콤은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이다』는 정도였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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