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07)

새로운 모험<7>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홍 선배님은 지금의 동지이면서 영원한 동지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지 않네. 상황에 따라 자네와 나도 적이 될 수 있네. 쉬운 예로 세월이 흘러 자네가 대권 후보자가 되었는데, 내가 그 반대 후보자를 지지할 수도 있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적이 되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정치란 영원한 동지와 영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그래도 저는 그 원칙을 거부합니다. 제 정서로는 그럴 바에는 정치를 포기할지언정 지금의 동지를 적으로 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것이 과연 지켜질지 의문이었다. 훗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의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 선배는 나를 바라보면서 웃었다. 그의 눈길은 마치 아직 솜털이 떨어지지도 않은 애송이라는 눈치였다. 그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상대방 당원의 후보자에게도 지원하게. 당과 당으로는 죽일 놈이라고 으르렁대지만, 개인과 개인으로는 원한을 만들지 말라는 뜻이야. 자금이 없어 쩔쩔매는 후보자가 있으면 은밀하게 지원해 주게. 거의 틀림없이 당선이 확실시되는 후보자에 한해서 말일세. 그런 개인적인 일은 은밀하게 해야 하네. 우리 당에서 알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사실을 악용하려고 하기도 하니까, 사람을 선정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해. 나중에 의원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야. 다른 당 의원들과도 개인적인 친화력을 가져야 하네. 초선 의원들은 초선 모임을 가지면서 초당적으로 친화를 가지는 듯한데 바로 그러한 점이 잘하는 일이야.』

그의 막내며느리가 감주를 들고 들어왔다. 사기 그릇에 들어 있는 감주에는 해맑은 잣씨가 몇 알 떠 있었다.

『자네 지금 나이가 몇 살이지?』

그의 며느리가 나가고 나자 감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에게 물었다. 나의 나이를 알고 있을 텐데 새삼스러웠다.

『마흔 다섯 살입니다.』

『그런가. 내 나이는 일흔 다섯이네. 그러고 보니 자네와 삼십년 차이가 나는군.』

무슨 말을 하려고 나이를 비교하는 것일까. 나는 침묵한 채 가만히 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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