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살아있다>(2)디지털정보가전-LG전자 평택공장

LG전자가 차세대 디지털 광스토리지(저장장치) 분야에서 「글로벌 톱 메이커」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3년 전 이미 세계 CD롬드라이브 시장을 석권한 LG전자는 지난해 차세대 제품인 CDRW드라이브 시장에서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DVD롬드라이브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다. LG전자는 VCR를 대체할 「꿈의 비디오」로 불리는 DVD 플레이어와 DVD 리코더 등 가정용 디지털 저장장치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급 업체로서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LG전자가 이처럼 디지털 광스토리지 분야에서 세계 톱 플레이어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수년간 과감하면서도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 첨단 제품을 개발하고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평택공장(사업본부)은 디지털 전진기지로서 LG전자가 디지털 광스토리지 분야에서 해마다 2배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며 세계 톱 메이커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LG전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역사 ● 연초 단행된 조직개편에 따라 「디지털 디스플레이 & 미디어사업본부(DDM)」 산하로 편입된 평택공장은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청호리 산19-1번지 일대에 위치한 첨단 디지털 산업기지다.

평택공장의 역사는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77년 9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는 「금성 발전 3개년 계획」의 하나로 창원공장의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생산시설과 구로 음향공장을 경기지구로 이전키로 결정하고 평택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공사가 늦어지는 과정에서 경영환경의 변화로 생산품목이 컴퓨터와 VCR로 바뀌면서 무려 6년이 지난 83년 8월에야 기공식을 갖게 됐다. 이듬해인 84년 5월 9일 마침내 VCR동, OA(사무기기)동, 컴퓨터동 등 3개 동을 완공하고 첫 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공장 증설 계획에 따라 87년 VCR 제2동이 완공되었고, 88년 OA제품 생산을 위한 건물이 추가로 완공되면서 현재와 같은 공장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

평택공장은 지난 96년 7월 멀티미디어사업본부 산하로 편입되면서 VCR사업부를 비롯해 캠코더사업부·컴퓨터산업부·사무기기사업부·PC사업부·CD롬사업부 등이 8개 사업부의 주력 품목을 생산해왔다. 이후 2000년 조직개편에 따라 사업본부 명칭이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로 바뀌면서 현재는 디지털스토리지사업부·디지털AV사업부·PC사업부 등 3개 핵심 사업부의 주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목으로는 VCR·오디오·PC·CD롬드라이브·DVD롬드라이브·DVD 플레이어·MP3 플레이어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현황 ● 평택공장(DDM)의 현황은 디지털스토리지사업부·디지털AV사업부·PC사업부 등 3개 사업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평택공장은 단순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기획에서 개발·생산·판매·마케팅·서비스 등 사업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각 사업부의 핵심 캠프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공장 내에서 가장 오래된 디지털AV사업부는 2년 연속 300억 이상의 경상이익을 달성해 명실상부한 흑자구조 기반을 구축해 놓고 있다. 기존 VCR와 오디오의 수익화를 기반으로 DVD 플레이어와 MP3 플레이어 등 디지털 제품의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디지털AV사업부는 올해도 3년 연속 300억 이상의 경상이익을 달성해 디지털AV 분야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디지털AV사업부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선진업체와의 DVD 플레이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시큐리티시스템 등 전략제품을 출시해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 개발인력을 확충하고 외부 벤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해외 공장과 연계한 글로벌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e비즈니스 체제를 구축하고 해외 공장 운영 강화를 위해 해외 공장의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평택공장 내에서 생산한 품목 가운데는 세계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제품이 몇 가지 있다. CD롬드라이브를 비롯해 CDRW드라이브·DVD롬드라이브 등이 바로 그것. 이들 제품을 담당하는 디지털스토리지사업부는 광스토리지 분야의 글로벌 톱 업체로서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다양한 사업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최근 HLDS(히타치-LG 데이터 스토리지)를 설립한 것도 이 분야의 글로벌 톱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디지털스토리지사업부는 앞으로도 R&D의 역량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디지털스토리지사업부는 생산 케퍼 확충 및 경쟁력 혁신, 디지털 품질혁신, 픽업사업본격 전개, e비즈니스 활성화 추진 등을 올해의 4대 전략 과제로 선정해 적극적인 공세로 PC시장 침체로 위축된 광스토리지 시장의 활로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한때 평택공장의 아킬레스건이었던 PC사업부는 99년 오랜 기간의 누적 적자를 벗고 턴어라운드한 후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9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노트북PC 중심의 OEM 수출이 급증하면서 해마다 200% 이상의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연간 PC생산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수출 1조원, 매출 1조5000억원의 큰 업적을 달성했다.

PC사업부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세계 1위의 인터넷 접속 기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얇고, 가볍게, 오래 사용하는」을 모토로 차별화한 기술을 확보해 경쟁업체를 압도해 나갈 계획이다. 또 단기간에 물량을 극대화해 월드와이드 톱 메이커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PC사업부가 내건 슬로건은 바로 고객만족. PC사업부는 현재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를 생산, 컴팩과 IBM 등 세계 굴지의 PC 메이커에 수출하고 있다.

◇비전 ● 평택사업본부의 2001년 사업 비전은 디지털시대의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을 굳혀 나가는 것.

글로벌 톱 리더가 되기 위한 평택사업본부의 비전은 크게 △디지털 핵심기술 확보 및 신제품 적기 개발 △마케팅 역량 및 브랜드 사업 강화 △인터넷 정보가전 등 신사업 적극 발굴 △e비즈니스사업 확대 △6시그마 활성화 등 생산혁신 활동 강화 △우수인재 유치 및 육성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VCR·아하프리 등 아날로그 제품군과 CDRW드라이브·DVD 플레이어·노트북PC 등 디지털 제품군을 적절히 조화시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서비스 프로바이더와 콘텐츠 프로바이더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적용함으로써 단순 제조업체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네트워크화에 대응해 디지털 제품을 적극 육성해 장기적으로 홈네트워크·모바일 네트워크·디지털 정보기기 등의 하드웨어 제공업체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외도 세계적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제조·생산 측면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6시그마 활동을 통해 생산성을 더욱 높여나가는 데 힘쓸 계획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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