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유 14.7%의 한국통신(KT) 지분 국내매각이 7일 이뤄졌다.
KT 민영화를 위한 첫단추이자 국민의 정부가 천명했던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주목을 끌어왔던 사안이다. 단순히 한국통신 지분매각에 그치는 것이 아닌 위기론으로 치달았던 경제상황을 안정시키는 촉매제 역할도 기대됐다.
전문가들은 『최대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이번 매각이 우리의 힘만으로 성공할 경우 향후 금융시장 안정 및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KT만 놓고 볼 때도 이번 매각은 이상철 신임사장을 시발점으로 한 전문경영체제 정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대사안이었다. 이를 반영하듯이 정보통신부와 KT는 성공적인 지분매각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번 매각과정에서 안병엽 정통부 장관과 이상철 사장의 KT 소유구조를 둘러싼 돌출발언은 아쉬움 이상의 대목이다. 2일 안 장관은 대기업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IR에서 『특정기업이 KT 경영권을 소유하는 형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까지의 정부 입장과는 정반대의 발언을 내놓았다. 안 장관과 교감을 나누었는지 몰라도 이상철 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KT의 지배주주를 허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까지 앞서 나갔다.
비즈니스와 베팅에 관한한 전문가인 대기업 투자자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은 이에 대해 『정부와 KT가 급하긴 급했군』이라는 반응과 함께 「속보이는 거짓말」로 일축해버렸다.
사실 정부와 KT는 지난 1년동안 KT 민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게 재벌의 KT 경영권 장악이었다. KT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간통신사업자이자 정보통신 독점기업이며 자산순위로는 재계 5위에 랭크된다. 특히 가입자망 점유율은 99%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KT를 「재벌을 포함한 특정기업에 넘길 수도 있다」는 발언이 정통부와 KT를 대표하는 인물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그것도 베팅의 귀재들 앞에서.
물론 투자가들의 경쟁력 입찰참여를 유도하고자 하는 정부와 KT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와 KT가 그같은 발언을 과연 외국투자가 대상의 IR에서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의문도 제기한다.
한 시장관계자는 『공신력이 생명인 정부와 KT가 그렇게 속보이는 거짓말을 해도 되는 겁니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공신력있는 정부의 통신정책 및 민영화 의지, 전문경영인이 펼칠 수 있는 KT의 미래상이 아쉬웠던 대목이었다.
<정보통신부·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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