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 전자기기를 전문적으로 하청 생산해 주는 서비스로 설명되는 이 말은 특히 지난해 하반기 제조부문의 구조조정이 활발했던 일본 전자업계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소니와 NEC는 해외와 국내 주요 제조거점을 정리하며 저부가 제품의 생산을 EMS 기업에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공장들을 효율적으로 통폐합, EMS 회사로 독립시키는 3년 일정의 중기 방안을 내놓았다.
미 솔렉트론사는 이 EMS 분야에서 고속 성장으로 가장 많은 이목을 끌고 있는 업체다. 77년 설립한 이 회사는 10년 먼저 이 사업에 뛰어든 미 SCI시스템스(61년)나 싱가포르의 플렉스트로닉스(69년)를 추월해 최대 업체(2000년도 매출 약 140억달러)로 자리잡고 있다.
솔렉트론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데는 이 회사 회장이자 사장 겸 CEO인 고이치 니시무라의 서비스에 투철한 경영 철학이 한몫 한다. 그는 스스로 제조가 본질인 EMS를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으로 분류한다. 때문에 「공장을 자사 위주로 최적화해서는 안되며 고객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공격적이고 과감한 경영 스타일도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알카텔의 북미 공장 등을 인수, 생산거점(59개)을 전세계로 넓히며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소니 공장을 사들임으로써 제조산업의 메카인 일본에서도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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