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
21세기 차세대 주력사업을 놓고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모니터에 주력해야 할지 아니면 평면모니터를 전략제품으로 육성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CRT모니터 시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세계 모니터시장 규모는 대수를 기준으로 대략 1억1500만대. 그중에서 CRT모니터 시장은 85% 정도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제품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3년 전부터 전체 모니터 시장중에서 TFT LCD모니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었으나 몇 년 사이 그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수년내 TFT LCD모니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와 완전 반대가 될지도 모른다. 예상이긴 하지만 현재로선 모니터제품의 수요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모니터업체로선 지금 TFT LCD를 선택해야 할지 아니면 평면모니터를 주력으로 해야할지 확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업체들은 TFT LCD와 평면모니터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그렇다고 지금 곧바로 한가지 품목을 확정할 수는 없다.
현재의 시장성(평면제품)과 장기사업성(TFT LCD제품)에서 두개의 제품군이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1, 2위를 차지할 만큼 모니터부문에서 높은 비중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업체의 선택에 따라 세계 모니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모니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차세대 주력사업을 놓고 TFT LCD모니터와 평면모니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무게는 다소 TFT LCD모니터 쪽에 쏠려 있는 듯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5, 17, 18인치에 이어 최근 수출용 21인치와 24인치를 새로 선보이는 등 TFT LCD제품 라인업을 크게 보강하고 있다.
반면에 평면모니터의 경우는 SDI의 패널을 채택한 다이너플랫과 별도로 일본 도시바패널을 장착한 제품을 내놓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론 사업비중을 줄여가고 있는 양상이다. 평면제품의 경우 인치별 신제품군이 17, 18, 24인치 등 3∼4개군 밖에 안된다.
매출액 측면에서 봐도 TFT LCD모니터의 비중은 전체 금액중 21∼23%까지 크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 평면모니터는 지난해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고 기존 CRT모니터 수요를 주도할 평면모니터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생각이다. 이것이 고민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에 비춰 볼 때 삼성전자는 TFT LCD에 무게중심을 두고 탄력적인 모니터 사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LG전자의 입장도 이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LG전자는 평면모니터를 전략제품으로 앞세워 시장을 개척하면서도 TFT LCD제품에 대한 강력한 경영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초부터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평면모니터를 선정하고 15인치에서부터 21인치에 이르는 전 CRT모니터를 점차 대체해 생산하는 등 집중적인 마케팅을 구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패널가격 하락에 따른 TFT LCD모니터 시장기반이 크게 넓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래서 LG전자는 올해 대규모 신년 사업자금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평면모니터와 TFT LCD모니터 분야의 투자배분 문제와 관련해 결정을 미루고 있다. 현재 지난해 수립한 사업계획에 대해 재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비해 몸집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현대이미지퀘스트와 KDS, 한솔전자는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변화를 봐가면서 투자를 결정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올해에 주력부문을 선정해 시설투자와 영업력 집중하지 않을 경우 가격 및 품질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긴 하지만 대기업보다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대이미지퀘스트의 경우 패널이 현대전자에서 생산되고 있는데다 기존 사업부내에서 LCD모니터를 지속적으로 생산해온 점을 들어 LCD모니터에 다소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그렇다고 평면모니터사업을 소홀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탄력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탄다는 생각이다.
KDS와 한솔전자는 당장 차세대 모니터사업에 대규모 투자하기보다는 우선 곡면모니터 사업에 치중하고 상반기 이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주력사업을 선정,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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