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전자책 산업활성화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강국건설

◆정호선 사이버국회 의원

요즘 나라 안이 온통 경제불안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쉽게 나아지리라 믿는 국민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IMF 이후 줄곧 한국경제가 불황의 긴 터널을 뚫고 나오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이며, 또 한국경제를 강력하게 이끌어 나갈 대안은 무엇인가. 김대중 대통령은 IMF 전후로 파탄난 국가경제를 되살리는 유일한 길은 전국민의 지식과 창의성을 동력으로 삼아 움직이는 지식정보사회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김대중 대통령 출범 이후 본격적인 벤처산업 지원 속에서 싹튼 IT산업은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고 한국의 대표적 산업으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강력한 신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전국민의 지식과 창의성을 결집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지식정보사회 건설은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70년대 중동 건설붐이 일어나면서 한국의 기업과 노동자가 대거 중동으로 몰려갔다. 중동 건설붐은 한국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IT산업에서 그런 기회요인을 찾을 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그런 기회요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적어도 5년 내에 미국의 IT산업을 따라잡겠다고 한 일본의 IT전략(e재팬 구상)보다 더욱 진보적인 전

략과 구체화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전자책산업은 기존의 출판시장이 담당하던 정보와 문화적 요소를 내재시키면서 동시에 디지털 관련기술이 총화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전국민의 지식정보화 달성과 동시에 관련 산업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전자책은 전국 800만명에 이르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책가방 없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고 직장인은 출퇴근시 전자책 단말기나 휴대폰으로 전세계 도서관을 검색하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이것을 2002년 월드컵 관광객들에게 이용하게 한다면 매우 효과적인 관광안내 및 통역보조도구로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아날로그 지식정보를 디지털화해 자원화시키는 작업은 정부가 정보화 공공근로사업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만하다. 다시 IMF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 시대에 정부가 정보화 공공근로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면 고용을 창출시킬 수 있음은 물론 지식정보의 축적을 가능케 해 향후 우리나라가 지식정보자원강국이 될 바탕이 될 수 있다.

전자책은 전국민의 지식자원을 구조화된 문서로 대량 유통이 가능하게 하므로 문화적으로나 산업적으로 파급력이 커 70년대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중동 건설붐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은 자국의 상황에 적합한 전자책산업 부흥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초기 진입에 머무르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산업과 전자책 산업은 한국이 기술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요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많은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디지털 콘텐츠산업과 전자책산업 육성이 민간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오히려 정부부처간 주도권 싸움에 무게중심이 놓여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콘텐츠와 전자책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EBK·한국전자책산업협의회·디지털콘텐츠포럼 등 단체 난립을 부추겼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디지털 콘텐츠산업과 전자책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철저하게 민간 패러다임에 맞춰야 하며 정부는 관련산업이 경쟁력있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지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부처 이기주의가 지속될 경우 청와대 내에 「정보과학수석제」를 도입, 정부 스스로 부처 이기주의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새로운 기회요인을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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