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이 해를 넘겨 지난 주 목요일(11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http : //www.fcc.gov) 승인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미국 CNN방송(http : //www.cnn.com) 등 외신에 따르면 이를 발표하는 윌리엄 케너드 전 FCC 위원장의 표정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무엇보다도 지난 97년부터 3년여 동안 맡았던 FCC 위원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고 자연인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국제경제와 환경 등의 문제를 다루는 「에스펜 연구소」의 워싱턴 지부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케너드 전 FCC 위원장은 원래 임기가 오는 6월에 끝나지만 이번 회의를 끝으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도록 퇴진 압력을 받고 있었다.
특히 20일 공식 취임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최근 마이클 파월을 차기 FCC 위원장으로 내정한 후 그가 느껴야 했던 심리적 압박감은 상상을 불허한다.
그는 이날 두 회사의 합병 승인을 발표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FCC 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미국 통신관련 정책을 최일선에서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만큼 미국의 통신 및 정보기술(IT) 산업발전을 위한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동시에 소비자들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상상을 불허한다』며 그 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케너드 위원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AOL·타임워너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회사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간 상반되는 3각 이해관계를 막후에서 훌륭하게 마무리지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스탠퍼드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전 케너드 위원장은 예일대로 옮겨 법률을 공부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81년)한 후 오랫동안 로펌 「버너, 립퍼트, 맥퍼슨 앤드 핸드」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지난 93년 FCC위원에 임명된 후 4년 만에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FCC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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