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실물경기 위축에 대한 걱정. 조만간 닷컴기업들의 대량 도산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위기감. 너나할 것 없이 e비즈니스라는 간판은 달았지만, 수익기반을 찾지 못해 중도탈락하는 오프라인 기업들.」
새천년 벽두의 화두가 「e비즈니스」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현재 업계를 둘러싼 여건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경색된 자금시장과 추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업계 전반의 투자분위기를 조여오고 있다. 내년도 국내 업계의 e비즈니스 전망을 살펴보는 것은 그래서 약간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e비즈니스 컨설턴트 등 업계의 주요 전문가들이 내년도 e비즈니스 시장전망에 대해 내리는 한결같은 결론은 『선진기업과 하위권 기업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e비즈니스라는 생존대안이 이미 원칙론으로 자리잡은 마당에 중요한 것은 추진여력과 의지, 설득력있는 각론이고 여기서 선택될 수 있는 자는 일부이기 때문이다. 닷컴기업들 가운데서도 도태하는 부류와 살아남는 부류로 부침이 갈리는 「적자생존」의 논리는 현실로 드러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한국전자상거래연구조합이 내놓은 내년도 e비즈니스 전망을 주요 현안별로 짚어본다.
◇기업군·기업간 경쟁구도 재편=국내 재벌구도는 이미 「해체」라는 대세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그룹사들은 업종별 분리를 통해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e비즈니스는 핵심역량 집중을 위한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성·SK·코오롱·롯데·제일제당 등 비교적 건실한 기업들의 발빠른 행보다. 이들 그룹은 이미 2∼3세 후계자들이 직접 나서 벤처투자를 지휘하는가 하면 e비즈니스 계열화를 챙기고 있다. 아시아B2B벤처스·GTWK·엔투비 등은 이미 드러난 결과물이지만 이들은 전경련 및 사적 채널을 통해 내년도에는 보다 큰 그림을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닷컴 구조조정과 오프라인결합 =국내 닷컴기업들은 초기 투자단계에서 이미 조정·정리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인터넷기업 평가전문업체인 비즈아이닷컴 이현국 사장은 『내년 상반기 정리단계를 거쳐 하반기부터는 실제 수익을 내는 닷컴이 등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선도적인 온라인기업과 오프라인기업은 퓨전마케팅 등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e마켓의 전문화와 전문경영인체제=현재 업종별로 수직적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대다수 e마켓플레이스들 가운데는 특화시장을 겨냥한 전문몰이 다수 등장할 전망이다. 기계분야의 범용 부품인 밸브 및 베어링, 의류분야의 니트·직물 등 이같은 조짐은 벌써부터 현실화하고 있다.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은 e마켓의 성공을 위해 인적자원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세부 업종별 핵심인사를 주축으로 참여주주사들간 지분배정 및 중립적인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이 새로운 과제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중심의 SCM확산 =지금까지 SCM은 외국계 대형할인점이 주도해왔던 e비즈니스 전략. 그러나 내년부터는 제조업체, 특히 대형 원료공급사와 중간 도매업체들로 SCM이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구축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원가절감 차원에서 논의됐던 SCM은 협력사그룹 전체의 수익기반으로 부상하는 한편, SCM간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시장구도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CRM의 중요성=고객관계관리(CRM)는 기업의 실제 매출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e비즈니스 마케팅 도구다. 최근 최고고객관리자(CCO)라는 신종 지위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트너그룹은 오는 2003년까지 1000대 글로벌 기업중 75%가 CRM을 도입 운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국내에도 eCRM이 맞춤형 고객마케팅툴로 본격 활용될 전망이다.
◇무선인터넷비즈니스 본궤도=그동안 말로만 잠재력이 거론되던 무선인터넷(m)비즈니스의 분수령은 올해말 IMT2000사업자 선정. 광대역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IMT2000은 내년부터 각종 응용서비스와 솔루션이 시장잠재력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무선단말기와 콘텐츠 개발은 물론 블루투스·모바일시스템통합(SI) 등의 실험이 전개될 전망이다.
◇모습을 드러내는 협업(C)상거래=지금까지 개념수준에 머물렀던 협업(C)상거래도 자동차·전자·음식료 업종을 중심으로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 기업간(B2B)거래가 정부 지원하에 기반조성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C상거래 솔루션인 상품주기지원(PLCS)도구를 개발하는 작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은 이밖에 화학·섬유 등의 업종에서 글로벌 e마켓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하는 한편, 웹에이전시의 시장활기 및 온라인서비스임대업(ASP)시장의 전문화, 국산 기업응용프로그램통합(EAI)솔루션 등장, EC관련 특허분쟁 심화, B2B환경에서 반독점문제 표면화 등이 내년도 e비즈니스 관련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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