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3·4분기중 우리 경제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성장해 지속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신장세가 정보통신산업 등 특정업종의 급성장에 지나치게 의존해 이뤄지면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괴리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2000년 3·4분기중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대비 9.2% 증가했지만 올해 2·4분기의 9.6%에 비해서는 신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작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1·4분기 5.4%, 2·4분기 10.8%, 3·4분기 12.8%, 4·4분기 13.0%, 올해 1·4분기는 12.7%였다.
한은 정정호 경제통계국장은 『3·4분기중 정보통신산업의 GDP 성장 기여율이 작년 동기의 32.9%에서 59.6%로 크게 상승하는 등 정보통신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처럼 특정업종에 의존한 성장구조로 인해 실물경기가 호조로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체감경기는 위축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부문에서는 컴퓨터·반도체·통신기기 등 정보통신기기와 산업용 기계 등의 내외 수요가 뚜렷한 호조를 보여 제조업 생산이 전년동기에 비해 18.1%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통신업과 광고업·방송업 등의 성장에 힘입어 8.3% 늘었다.
정보통신산업의 비중은 전체 GDP의 16.7%를 기록했고 컴퓨터와 반도체·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수출의 최종 수요 증가에 대한 기여율이 65.0%를 차지했다.
정정호 국장은 『정보통신 등 특정 부문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취약한 수출구조를 가지면서 산업부문간 성장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경제성장을 하다보면 선도산업이 있게 마련이고 정보통신산업이 전체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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