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뉴스위크지는 「e바이킹이 몰려온다」라는 제목으로 가속도가 붙은 유럽의 인터넷산업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던 인터넷 비즈니스와 전자상거래 시장에 e유럽이 본격 가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튼튼한 제조업체를 거느리고 통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닦여진 유럽은 출발은 늦었지만 단기간에 인터넷 혁명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지역이다. 인터넷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국내업체에 유럽이 빼놓을 수 없는 황금어장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 e유럽을 주도하는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좁은 국내 시장을 돌파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유럽은 아직도 우리에게 멀기만 하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못지않게 구체적인 진출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유럽 공략 전략을 가져라 =유럽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인터넷업체는 네띠앙·심마니 그리고 게임업체인 CRS가 공동으로 독일에 설립한 현지법인인 유로코, 폴란드 시장 진출을 선언한 하늘사랑, 영국 진출을 노리는 인터넷 게임업체 배틀탑 정도다. 사실 국내업체에 유럽은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우선 공략지역」이 아니다. 이는 그만큼 유럽 시장을 개척하기가 힘들고 비즈니스 환경이 까다롭다는 얘기다. 유럽 진출 계획이 무엇보다도 구체적이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업 아이템과 인력수급, 설비투자, 판매와 생산, 사업 추진일정, 수익창출방안 등 빠짐없는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유럽은 동부와 북부, 중부 등 지역마다 정보기술(IT) 현황과 관심도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스웨덴이나 핀란드·노르웨이 등 북부지역은 우리 못지않게 인터넷 인프라와 서비스가 발달해 있으며 활용도 역시 우리에 버금간다. 특히 에릭슨·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업체가 포진해 있는 이들 나라는 무선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다. 각 지역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사업전략이 유럽 진출의 첫 걸음이다.
◇현지 에이전시를 적극 활용하라 =비교우위 경쟁력을 갖는 분야를 먼저 공략하는 것은 해외 진출의 ABC다. 인터넷과 관련해 유럽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아마도 통신 인프라와 솔루션 분야다. 그만큼 우리가 앞서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초고속통신망 구축에 나서고 e마켓플레이스를 준비하는 프랑스와 독일·영국은 실제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장비나 솔루션에 관심이 높다. 인터넷 서비스는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진출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기술과 제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지보수 체제와 철저한 애프터서비스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비즈니스 모델이나 제품의 신뢰성을 주기 위해서는 단독 진출보다는 합작법인이나 현지 에이전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럽 업체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에이전시를 통해 사업을 펼쳐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문화·사회적 차이를 이해하라 =국내업체가 유럽 진출을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비즈니스 환경과 언어·문화 차이 때문일 것이다. 우선 언어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실업률이 높은 유럽은 우수한 마케팅 인력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물론 현지인력을 통하면 높기만한 문화차이도 일정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우리와 다른 비즈니스 환경도 이해해야 한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자본주의를 먼저 경험한 유럽 선진국은 대부분의 행정절차나 상거래가 서면 위주로 이뤄진다. 설령 사장이나 해외전략 담당 임원이 서로 구두로 약속을 했더라도 별다른 강제력을 갖지 못한다. 유럽에서 실패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이같은 사업관행을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회주의 색깔이 강한 프랑스는 우리와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노동자의 권리가 강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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