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냉각방식은 직냉식이 우수

지난 한해동안 기능과 디자인에서 자사제품이 우수하다며 치열한 신경전을 전개해 왔던 김치냉장고업계가 최근 경쟁사의 장점을 인정하면서 자사의 제품에 기능과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김장철을 겨냥해 서랍식의 간냉식제품 외에 상부개폐식의 직냉식제품을 대거 출시한 데 이어 만도공조와 삼성전자는 직냉식은 고수하면서 서랍식을 채택한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치냉장고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던 3사는 만도공조와 삼성전자가 직냉식, LG전자가 간냉식으로 서로 다른 냉각방식을 채택, 자사의 제품이 우수하다며 공방전을 벌여왔다. 또 이들 업체가 냉각방식과 함께 벌였던 제품디자인도 상부개폐식과 LG전자의 서랍식으로 양분돼 왔기 때문에 그동안 소비자들은 과연 어느 제품의 냉각방식이 우수하고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강조한 제품인지에 대해 혼란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지난 한해동안 냉각방식과 제품형태를 놓고 서로 자사가 채택한 방식과 형태가 우수하다며 치열한 설전을 벌여온 이들 업체가 은근슬쩍 상대방업체의 제품을 모방한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결과는 냉각방식은 일단 만도공조와 삼성전자가 채택한 직냉식이 판정승을 거뒀으며 제품디자인은 서랍식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올초 3칸 서랍방식의 간냉식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정작 김장철을 겨냥한 신제품으로는 130L급 및 160L급의 직냉식 상부개폐형 김치냉장고를 출시했다. 또 최근에는 200L급의 초대용량제품도 같은 방식으로 내놨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들은 아직도 『올해 직냉식제품을 출시한 것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지 결코 간냉식보다 직냉식이 우수해서는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동안 서랍식의 간냉식제품이 상부개폐형의 직냉식제품에 비해 저장기간이 오히려 긴데다 김치를 쉽게 꺼낼 수 있고 또 몸체 윗부분도 활용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해온 LG전자가 이처럼 직냉식제품을 많이 내놓은 것은 직냉식이 유리하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하지만 만도공조와 삼성전자 등도 LG전자의 서랍식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서랍식제품의 경우 내부용적률이 작아 실제용량이 크게 줄어든다고 폄하해온 만도공조와 삼성전자는 올해시장을 겨냥해 야심작으로 출시한 170L급 제품을 상부개폐식과 서랍식을 결합한 복합형제품으로 만들었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아예 110L급의 서랍식제품을 출시했다.

제품용량이 커지다 보니 초대용량제품을 상부개폐식으로만 설계해서는 그동안 LG전자가 지적해온대로 주부들이 김치를 넣고 꺼낼 때 너무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복합형제품은 대우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이래 만도공조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빌텍·동양매직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다.

김치냉장고업체들이 이처럼 서로의 장점을 인정한 제품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것은 김치냉장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져 판매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제품을 다양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김치냉장고의 용량이 점차 초대형화되면서 단순한 형태로는 늘어난 용량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워진 것도 제품형태의 복합화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

석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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