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 가는 e비즈니스>18회-온라인 미디어 CNET

최근 경제불안으로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닷컴기업들의 핵심사업에 대한 역량 및 오프라인 사업진출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면 기존의 어떤 사업에 진출할 것인가, 아니면 본연의 온라인 핵심사업에 힘을 기울일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지난 10월말, 세계 최대 IT관련 온라인 미디어회사인 CNET이 기존의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자동차, 식료품, 포도주 등의 상거래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IT 종사자나 콘텐츠 비즈니스업계 사람들은 CNET의 신규비즈니스 소식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 및 인터넷 관련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첨단 뉴미디어 회사인 CNET의 비IT분야 진출은 궁합이 맞지않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CNET은 금융·가전·방송 등 12개 사업분야를 가진 GE, 금년 초 AOL과 합병한 타임워너 등의 복수 브랜드 전략을 예로 들며 비IT분야에서의 성공을 장담을 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비IT분야에서 전체매출의 9%를 올리겠다고 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95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CNET은 시장조사기관인 미디어매트릭스의 조사에 따르면 테크놀로지 콘텐츠 사이트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인터넷 자산가치 15위로 평가받는 세계 최대의 IT 콘텐츠 사이트다. 게다가 지난 10월, CNET이 경쟁사인 Zdnet과의 합병이 완료되면서 1600만명의 월 사용자를 보유해 세계에서 8번째 규모의 인터넷 사이트로 발돋움 하는 등 IT분야에서의 영역을 공고하게 쌓아왔다.

그동안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업체들이 수익모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CNET은 인터넷과 컴퓨터 관련 뉴스와 제품리뷰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등 성공적인 사이트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주가가 지난해 12월에 비해 76%가 떨어지자 IT분야가 아닌 자동차, 식료품이라는 신규분야에 기업의 사활을 걸고 변신전략을 시도한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닷컴기업의 사업다각화는 CNET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는 여성고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워먼닷컴(http://www.Women.com)이 소비용품 회사인 프록터&갬블의 자회사 사업인 패어런츠타임(http://www.ParentTime.com)을 1500만달러에 인수해서 주택관리, 미용사업, 육아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은 2년전부터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하여 핵심사업인 도서판매부터 바비인형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종합 온라인 판매업체로 탈바꿈한 사실은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례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다른 회사가 커뮤니티에 기반한 사업을 영위했던데 비해 CNET은 순수 미디어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CNET이 비IT분야에 진출을 가능하게 했던 요인은 다음 3가지로 요약하여 볼 수 있다. 첫째는 비즈니스 모델의 재분석이다. 네티즌들에게 제공하는 제품리뷰는 이 분야 전문가나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아왔다. CNET의 변신전략은 이같은 기반을 바탕으로 자동차, 식료품, 포도주, 가구같은 분야에서도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면 IT분야의 성공이 비IT분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CNET의 분석인 것이다.

둘째는 신뢰성 있는 IT뉴스, 제품리뷰, 가격비교 등을 통해 쌓은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다. 브랜드 가치가 바로 수백만의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어 비IT 분야에서도 정보중개를 통해 판매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98년부터 컴퓨터 관련 제품에 대해 전자상거래를 해왔으며 2000년 2분기에만 20만개 품목 판매를 통해 1350만달러란 판매수수료를 벌었다. 셋째는 공격적인 M&A전략이다. 올해 3월 온라인 비교 쇼핑 사이트인 마이사이먼닷컴(http://www.MySimon.com)을 인수하여 포도주, 가전제품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변신을 위해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IT분야에서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쌓은 CNET의 변신전략은 IT분야에서 얻은 경험을 신규분야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닷컴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이 비판을 받고 있는 요즘 CNET의 C2C(Contents to Commerce) 사업전략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찬수 manager@icgist.com 인터넷컨설팅그룹 컨설턴트 오산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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