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덕(金定德) 한국과학재단 사무총장
새천년을 맞아 우리는 분단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을 TV로 지켜보면서 뜨거운 감격과 함께 평화통일을 향한 열망이 현실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구호로만 외쳐왔던 조국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가 적대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같은 동포로서 현실을 직시하고, 국내외 모든 환경을 면밀히 돌아보며 차근차근 남북간의 실질적인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련하여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후 많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햇볕정책 등 대북우호적인 정책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고조된 남북한 화해무드는 매우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분단 55년 만에 이루어진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의 만남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의 대 변환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학기술부문의 남북협력은 중국과의 수교(92년 8월) 이전부터 국내 연구기관과 학술단체 등을 통해 중국지역에서 북한과의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력을 시도해 왔으나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기술은 비합리적이고 비정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상호 신뢰를 전제로 정치나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게 협력이 가능한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분야에서의 남북협력 성과가 좋지 않은 이유는 주변 국제정세가 호전되는 중에도 남한이 제기한 과학기술협력 방안들에 대하여 북한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함으로써 실현되지 못한 경우도 많지만 북한이 협력을 원하는 분야를 수용하려는 우리측의 노력 또한 부족하였던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크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과학기술 협력을 통한 북한의 과학기술력 제고는 물론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한 경제발전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일일 것이다.
북한의 과학연구 중심은 1952년 12월 개원한 국가과학원이다. 북한 과학기술을 살펴보면 작년 8월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발사,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89년 김일성대학에서 세계 4번째 상온핵융합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94년에 지문호출조종체계(지문열쇠) 발명, 93년 항공교통지휘시스템 개발, 98년 컴퓨터 바둑프로그램인 「은별」로 세계컴퓨터바둑대회 1등상을 받았다.
북한 과학기술교육의 특징은 기초과학을 중시하는 점이다. 남한의 과학기술원(KAIST)과 같은 역할을 하는 평양이과대학은 순수과학계열 학과만 가지고 있다. 북한의 김책공대는 그동안 6만여명의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해 왔고 그 중 최근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속성으로 배출하고 있으며 그 기술수준은 상당한 것으로 사료된다.
북한은 현재 전자공학·정보기술·생명공학 등 7대 첨단분야 현대화계획을 수립해 놓고 목표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남한의 과학기술 수준에 거의 접근해 있다.
남북정상간에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에는 과학기술교류가 명시되어 있다. 효과적인 과학기술교류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여 수행하여야 한다. 즉, 정부는 남북과학기술장관급회담(남측 : 과학기술부 장관, 북측 : 국가과학원장)이 이루어지고 과학기술 협력각서가 교환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와 함께 정부는 과학기술 협력정책 수립과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산업체·연구기관 및 연구지원기관들은 북한의 카운터파트를 정하여 정부간 협력각서의 구체적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북 과학기술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과학기술자간의 상호 방문교류를 통한 협력 가능과제의 탐색과 함께 공동세미나를 통한 상호 연구동향과 연구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현실적인 입장에서 상호 비교우위 부문에 대한 보완적인 공동연구와 함께 남북간 과학기술정보의 교류가 촉진되어야 한다. 특히 북한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이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식량·에너지·외화획득 가능분야에서의 과학기술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전략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미래지향적인 통일한국의 국가연구개발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한 연구개발시스템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상호 보완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또한 연구개발시스템 통합과정의 비용절감과 연구개발생산성 제고를 위한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며, 남북 과학기술자들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융화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이념이나 체제를 전제로 하지 않은 상호 신뢰가 우선되어야 하며, 정치권에서는 순수한 과학기술자간 협력의 장을 마련해 주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반목하거나 적대시하지 말고 서로를 알고 서로의 능력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같은 한민족의 입장에서 상호 협력하고 함께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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