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작 퍼레이드>「게임열풍」동장군도 녹인다

올해말과 내년초로 이어지는 겨울 성수기에는 10만카피 이상의 판매가 예상되는 대작들이 대거 쏟아진다. 통상적으로 국내에서 1만카피 이상 판매되면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10만카피 이상 판매되는 대작들은 연간 몇 편 되지 않는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10만카피 이상 판매된 작품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정도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번 겨울 시즌동안 10만카피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는 블록버스터 후보작들은 10여편에 이른다. 말 그대로 「스타급 게임」들이 화려한 별들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롤플레잉게임(RPG) 분야에서 시장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올 여름 출시된 이후 국내 게임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디아블로2」가 버티고 있는데다 국산 RPG의 자존심인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3파트2」, 손노리·그라비티가 개발한 「악튜러스」, 바이어웨어사의 「발더스게이트2(어비스 배급)」 등이 출사표를 던진다. 「디아블로2」의 배급사로서 수성의 위치에 있는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12월 중순경 텍스트는 물론 퀘스트·대사까지 한글처리한 버전을 선보이고 내년초에는 확장팩을 출시하는 등 겨울 시즌까지 「디아블로2」의 인기를 지속해 나가 총 100만카피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하고 있다.

지난 95년 12월 창세기전 첫 작품을 선보였던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는 12월 중순경 창세기전 시리즈를 완결하는 「창세기전3파트2」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산 RPG의 최대 명작으로 꼽히는 창세기전 시리즈는 그동안 70만카피가 판매됐으며 소프트맥스는 이번 12월에 출시될 「창세기전3파트2」의 판매량을 30만카피로 잡아놓고 있다.

위자드소프트의 「악튜러스(11월말, 10만카피)」 「페이트(2001년 1월, 3만카피)」, 이소프넷의 「이스2이터널(12월말 4만카피)」 「퇴마전설(2001년 1월, 4만카피)」, 세고엔터테인먼트의 「파랜드택틱스4(11월 중순, 5만카피)」 「열혈강호(2001년 1월, 4만카피)」 등이 RPG 분야에서의 기대작들이다.

전략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EA코리아(대표 아이린추어)의 「레드얼럿2」,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지오브엠파이어2」 등이 3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배급사인 EA의 현지법인인 EA코리아와 국내 게임 벤처기업인 판타그램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시장을 놓고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OK인터랙티브의 「아트록스(12월 15일, 3만카피)」, 밉스소프트웨어의 「아마게돈」, 민커뮤니케이션의 「비너시안」, 어비스의 「세크리파이스」 등도 인기를 모을 후보작들이다.

이밖에 동서게임채널의 「델타포스랜드워리어」, 세고엔터테인먼트의 「룬」 같은 액션게임을 비롯해 스포츠게임인 「피파2001」, 어드벤처게임인 「원숭이섬의 탈출」 등도 화제작으로 꼽힌다.

각 배급·제작사들의 시장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이어지는 겨울 시즌은 연간 매출의 60% 정도를 차지하는데다 올초에는 「스타크래프」, 여름에는 「디아블로2」의 위세에 눌렸던 상당수의 게임업체들이 이번 겨울 시즌에서도 밀리면 벼랑으로 떨어질 것이란 판단 아래 사활을 건 전쟁을 치를 태세다.

한 배급사의 관계자는 『이번 겨울 시즌의 시장 규모는 800억원에서 1000억원에 이를 것이며 시장 점유율이 곧바로 매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각 업체들은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최근 들어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해 게임 시장도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165억원, 3·4분기 170억원 등 9월까지 335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한빛소프트가 이번 겨울 시즌에서는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아블로2」의 한글판이 출시되지만 이미 50만카피 가깝게 팔렸기 때문에 추가 구매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반면 「레드얼럿2」 「피파2001」 등을 포함한 신작 10여종을 보유하고 있는 EA코리아는 강세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EA코리아가 이번 겨울 시즌동안 최소 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자드소프트나 삼성전자 등도 5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창세기전3파트2」를 내세운 소프트맥스와 「킹덤언더파이어」의 판타그램 등 국산 게임 개발사들의 약진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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