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에서 금리는 최저치를 기록중이지만 주가의 상승도 제한되는 이상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와 주가는 「역의 관계」로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감소하고 자금의 수혈이 쉬워져 기업가치가 올라가게 되며 투자자들도 낮은 이자소득에 만족하지 못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린다는 속설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낮은 금리를 근거로 주가상승이 멀지 않았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지만 이는 공표되는 표면금리만 봤을 뿐, 대다수 기업들의 회사채가 높은 수익률에도 거의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는 면을 간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 부도에 따른 불안심리로 시중자금이 안정자산만을 찾아가고 있어 국고채와 우량기업의 저금리 회사채에 거래가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국가가 보증을 하는 국고채는 낮은 수준에도 거래가 활발한 반면 비우량기업의 채권은 고금리에도 거래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대우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지난 80년 이후 기업간 금리차가 벌어졌던 기간은 6번 있었고 이 기간에 기준금리는 하락했지만 주가 역시 하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7월 대우문제가 표면화되면서 금리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금리는 9.0%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지만 주가는 오히려 2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주가와 금리가 동반하락하는 이상흐름은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동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증권 이종우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금리가 하락한다는 방향성보다 채권별 금리차이 축소여부가 주가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따라서 당분간은 개별기업의 회사채 금리와 기업간 금리격차에 더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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