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지구촌 IT빅쇼가 열렸다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추계컴덱스가 13일(현지시각)부터 오는 17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하게 개막된다. 컴덱스는 봄·가을로 한해에 두차례 열린다. 춘계 행사도 그렇지만 특히 11월중에 열리는 추계 컴덱스는 세계 각국 정보기술(IT)업체들이 최신 기술을 발표해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시험대일 뿐만 아니라 내년도 IT산업의 방향과 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해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라는 점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79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 21회로 그 어느해 행사보다 규모면에서 대단하다. 올해 전시회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샌즈엑스포 & 컨벤션센터, MGM그랜드호텔, 라스베이거스 힐튼호텔 등 네곳에서 열린다. 이 행사장의 전체 면적은 150만㎡이며 전시장 부스는 1만5000개에 달한다. 세계 150여개국 2300여개 업체가 참여해 1200여종의 첨단기기들을 선보인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수는 추정치이긴 하지만 현재 25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종합해보면 2000년 추계 컴덱스는 메머드급 지구촌 최대 IT전시회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컴덱스는 지난 79년 소형 컴퓨터 소매업자 등을 중심으로 시작해 지난 80년

대 중반부터는 IT제품을 위주로 대형회사들이 참여하게 됐으며 90년대에는 디지털에서 인터넷 관련 기술들이 전시, 소개됐다. 이어 지난해에는 e비즈니스의 본격화, 네트워킹과 결합한 플랫 제품의 대거 등장, 정보가전 제품의 부각, 리눅스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의 경쟁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올해 추계 컴덱스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소니·EDS·HP·노키아·에릭슨·도시바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참가해 디지털·네트워킹·정보기기·전자출판·전자상거래(EC)·모바일커머스·디지털디스플레이·리눅스 관련기술들이 선보이고 행사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올해 가장 중요한 테마는 바로 EC·e커머스다. 경제환경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모든 사업이 디지털이 주축이 되는 e비즈니스로 전환되고 있다. 컴덱스를 주관하는 키3미디어는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해 올해 행사의 테마를 EC로 잡고 e커머스관을 올해 처음으로 마련했다.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e커머스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별도관에는 MS·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100여개가 넘는 업체들의 트랜잭션 SW를 비롯해 웹디자인 툴, 카탈로그, 보안 등 다양한 e커머스 솔루션이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올해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이다.

그동안 애플리케이션을 원격으로 활용하던 ASP는 SW는 물론 하드웨어·네트워크 등 세가지 IT 기본요소를 묶어 구현하는 서비스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ASP 관련부스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하드웨어나 SW 특정제품 전시에 주력해오던 BMC소프트웨어·선마이크로시스템스·컴팩·노텔네트웍스·캔들코퍼레이션 등도 이와 관련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와 별도로 이틀동안 관련업체들이 참여하는 ASP회의가 열려 ASP가 실현되기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비롯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전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리눅스도 올 추계 컴덱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물론 컴덱스에는 각종 운용체계(OS)가 선보인다. MS가 얼마 전에 내놓은 윈도2000을 비롯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 노벨의 넷웨어 등 수많은 제품이 출품된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리눅스다. 특히 리눅스 전시관인 「리눅스 비즈니스 엑스포」는 지난해 1만7700평방피트의 전시장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만평 이상을 차지하며 1년 동안 빠르게 성장한 세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전시회에는 리눅스 분야의 강자인 레드햇과 칼데라가 배포판을 앞세워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미션크리티컬리눅스와 리눅스네트웍스는 각각 콘볼보 클러스터와 래피드 플로 시리즈라는 리눅스 기반의 클러스터 서버 솔루션을 준비했다. 이외에도 사이버링크는 파워DVD리눅스를, 코드위버는 윈도용 SW를 재작성하지 않고도 리눅스에서 돌아가게 하는 리눅스 데스크톱 유틸리티인 「윈1.0」도 선보인다.

키3미디어는 리눅스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번 행사에 제품 전시뿐만 아니라 「리눅스 비즈니스 엑스포」도 함께 개최한다.

컴덱스는 이런 테마 위주의 전시는 물론 각종 콘퍼런스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올 추계 컴덱스 기간에 열리는 콘퍼런스는 모두 200여개로 e전략 포럼, 고속컴퓨팅 콘퍼런스, 정보보안, e모바일 콘퍼런스, IT 경영자 심포지엄, 리눅스와 e커머스, 벤처캐피털 포럼 등 새로운 IT기술 소개에서부터 e비즈니스 새 모델과 성공철학, 글로벌 경영, 벤처캐피털의 투자 안내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다양하다. 특히 13일 델피그룹 톰 쿨로풀러스 사장의 B2B 성공전략을 위한 「X경제」와 퀸

스보로닷컴 스티브 리틀 사장의 「인터넷과 일」은 들어볼 만하다.

이어 14일 열리는 프리마케츠 제인 커클랜드 부사장의 「성공적인 e마켓플레이스」와 에버그린인터넷 데이비드 클레르 회장의 「리눅스의 오픈소스를 이용한 B2B·B2C 솔루션 구축방법」, 미국 정보보안연구소 손드라 슈나이더 선임연구원의 「해커의 네트워크 침입 방지법」 등도 주목할 만하고 14일부터 16일까지 계속되는 고속컴퓨팅과 e모바일, 지식경영 콘퍼런스도 관심있게 봐야 할 내용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추계 컴덱스는 다른 어느 국제행사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IT업체들은 이 행사를 통해 각종 첨단기술과 제품을 세계에 널리 소개해왔다. 실제로 뚫기 어려운 시장을 컴덱스를 통해 성공으로 이끈 사례들도 적지않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업체인 케미스의 경우 컴덱스 참가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 총 80만달러 규모의 ERP 구축계약을 성사시키는 쾌거를 기록했으며 웹브라우저 공급업체인 인디시스템도 컴댁스 참가 이후 미국 GPW와 대규모 웹브라우저 공급계약을 맺는 등 이런 사례는 적지 않다. 해마다 컴덱스가 끝난 후 상담실적이나 수출 성사건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IT업체들은 그동안 추계 컴덱스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물론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추계 컴덱스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IT업체들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한국전자진흥회에서 공동으로 한국관을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 독립부스로 참여하는 업체까지 합해 모두 178개다. 여기에다 현지 호텔에 별도의 전시장을 만들어 관람객을 유치하는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우리 업체는 2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97년 처음으로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한 이래 최대 규모다. 90개 업체들이 참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국가별 참여업체수로 보면 미국·일본·대만에 이어 네번째다. IT산업의 기반이나 성장성, 가능성에 비춰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행사 참가업체들의 90% 이상이 중소벤처기업들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추계 컴덱스에 참가한 업체들은 대기업이 주를 이뤘으나 올해는 나모인터랙티브·엔씨소프트·아이엠알아이·블루버드소프트·삼테크·한컴리눅스·지오인터랙티브 등 내로라하는 벤처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기술을 뽐낸다. 이들 업체는 종래 대기업들이 하드웨어 위주의 제품전시와는 달리 인터넷·ASP·리눅스·MP3·지문인식·네트워킹SW 등 첨단기술을 총망라할 정도로 해외 선진 IT와의 기술경쟁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280평 규모의 대형전시관을 마련, 디지털 관련제품들을 선보이고 LG전자는 LG필립스LCD와 디지털벽걸이TV, 완전평면 모니터 등 150개 제품을 내세워 관람객 유치에 나선다.

삼성SDS는 「나와 우리들 곁에, 늘 함께 하는 e파트너」라는 주제로 49평의 독립부스를 설치, 각종 경영정보와 EC 솔루션 등 4개 분야 13개 제품을 전시하고 삼보컴퓨터는 컴덱스 기간에 리비에라호텔에 비즈니스트레이딩센터를 개설하고 신개념 오디오PC와 차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일체형 PC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IT 버라이어티쇼, 추계 컴덱스는 첨단기술의 향연장으로 세계 각국 참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추계컴덱스2000 특별취재팀

팀장 금기현(컴퓨터산업부장) 주상돈(컴퓨터산업부 기자) 박영하(생활전자부 기자) 이진호(정보통신부 기자) 서한(인터넷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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