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과제중심운영제도(PBS)실시 이후 정부출연연구원들이 본연의 업무인 연구보다는 연구비확보를 위한 과제수주에 매달린 것으로 나타나 연구활동에 큰 지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 등 정부출연연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출연연 기획부장과 연구부장, 책임연구원들은 지난 99년 5월부터 올 8월말까지 연구활동보다는 과제수주를 위해 평균 112회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원자력연 김모 책임기술원은 이 기간에 모두 93회의 출장을 다녔으며 이 가운데 단 19회만이 이사회참석 등 업무관련 출장이었고 나머지 73회는 과제수주를 위한 출장이었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평균 4일에 한번꼴로 연구과제 수주를 위해 연구실을 떠난 셈이다. 또다른 김모 책임연구원 역시 113회의 출장 가운데 각종 회의 및 업무출장은 25회에 불과한 반면 과제수주를 위한 출장은 평균 3.5일에 한번꼴로 모두 88회의 출장을 다녀왔다.
이처럼 PBS시행 이후 연구소의 책임급 이상 연구원들은 1년 365일 가운데 3분의 1을 연구가 아닌 과제수주를 위한 출장에 매달리고 있어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한 형편이다.
이러한 연구원들의 잦은 출장은 지난 95년부터 실시된 PBS시행으로, 전액 정부가 지원하던 연구원들의 인건비가 35%로 대폭 감소된데다 나머지 65%는 정부부처 연구개발사업과 민간수탁사업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효석 의원(민주당)은 『연구원들이 예산확보를 위해 연구기관의 목표나 연구자의 전공분야에 부합되지 않는 연구과제도 수행하고 있다』며 『연구원들의 보따리 과제수주에 매달리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과학기술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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