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빅3」3분기 실적 명암

지난 2주 동안 노키아, 모토로라, 에릭슨 등 세계 휴대폰시장 「빅3」의 3·4분기 실적 및 향후 전망이 발표되면서 업체들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전망에 한껏 고무된 반면 2, 3위 업체인 모토로라와 에릭슨은 부정적인 4·4분기 전망과 실적 부진에 주가까지 하락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0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모토로라는 3·4분기 성적은 양호했으나 다음날 4·4분기 및 2001년도에 대한 수익악화 전망을 내놓아 주가가 19%나 하락했다. 모토로라는 곧바로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휴대폰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사업부 사장을 교체했다.

반면 19일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실적을 발표한 핀란드의 노키아는 휴대폰사업의 선전으로 3·4분기 이익과 매출이 각각 40%, 52%씩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4·4분기에도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아 이날 하루 2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노키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올리페카 칼라스부오는 예정보다 이른 발표에 대해 『통신업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호재를 안겨주고 싶었다』고 말해 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키아의 실적공개가 있은 다음날 3개 업체 중 마지막으로 실적을 발표한 에릭슨은 휴대폰사업 부문의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내년 2·4분기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전 노키아의 선전에 영향을 받아 덩달아 주가가 올랐던 에릭슨은 하루만에 10%가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노키아에 점점 더 밀리고 있는 에릭슨은 이번 결과에 따라 휴대폰 생산단지를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아시아, 동유럽, 남미쪽으로 이전하고 휴대폰사업 부문의 인력을 최대 40%까지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3개 업체의 이번 실적을 놓고 볼 때 휴대폰시장에서 노키아의 위치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모토로라와 에릭슨은 중위권업체들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번 실적 발표는 최근 휴대폰시장의 고속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휴대폰업계는 물론 통신업계 전체가 주시한 결과에 따른 파장이 어느때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모토로라가 휴대폰시장 성장치를 축소하는 내용을 발표했을 때 큰 폭으로 떨어진 휴대폰업체들의 주가는 노키아가 좋은 성적을 발표하면서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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