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를 잡는 안철수연구소가 실제 바이러스에게도 전쟁을 선포했다. 안철수연구소는 23일을 「독감바이러스 잡는 날」로 정하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독감바이러스 예방접종을 실시해 사무실내를 무균지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안철수연구소가 독감백신 접종을 하는 이유는 독감환자로 인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매년 기승을 부리는 독감 덕분에 안철수연구소도 사원들이 불가피하게 출근을 하지 못하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특히 내근 중심인 개발자들이 많은 탓에 한 명이 독감에 걸리면 삽시간에 퍼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올해는 130명 전직원 예방접종이라는 처방전을 내린 것이다.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실 황미경 대리는 『초등학교 이후에 여러 사람이 함께 예방접종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 갖가지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며 『사람이 재산인 소프트웨어 업체는 직원들의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130만원 정도의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아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의들은 『독감은 주로 1, 2월에 기승을 부리고 예방 접종에 의해 항체가 생기는 기간이 4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11월초까지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효과가 있다』며 『특히 올해는 병원 파업 여파로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높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두달 늦게 유행균주를 발표하면서 국내 제약회사들이 백신생산을 뒤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서둘러 독감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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