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사이버공간을 통해 연결하는 「사이버 실크로드」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19일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3월 유럽방문시 아시아와 유럽간 정보교류 확대와 협력증진을 위해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연결할 것을 제안한 이후 지속적인 협의를 해 온 트랜스유라시아네트워크 프로젝트가 ASEM 고위관리자회의(SOM)에서 다른 11개 프로젝트와 함께 ASEM 신규사업으로 선정됐고 20일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라고 19일 밝혔다.
당초 우리나라가 단독제안한 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 정부의 다각적인 외교노력의 결과로 EU 집행위, 싱가포르가 함께 ASEM의 신규사업으로 공동제안하기로 결정됐다.
이는 EU측이 이번 프로젝트가 아시아와 유럽의 교류·협력의 증대와 공동번영의 추구라는 ASEM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가시적이고 실효성있는 사업임을 인식한 결과로 EU 집행위는 유럽 내부의 조정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트랜스유라시아네트워크 프로젝트가 ASEM정상회의에서 승인될 경우 과거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통로였던 실크로드(비단길)와 같은 길이 사이버상에 새로 구축되는 효과를 거두게 되며 특히 미국 중심의 정보통신환경을 범지구적으로 분산, 발전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구상에 따르면 1단계로 내년중 유럽의 연구시험망(TEN-155)과 한국의 연구망인 선도시험망(KOREN)을 연결하고 2단계로 2002년까지 이 망을 현재 구축중인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협력망(APⅡ)과 아태지역 10개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APAN(Asia Pacific Information Network)을 연결해 아시아와 유럽간 연결을 완료할 계획이다.
트랜스유라시아네트워크의 백본역할을 하게 될 한·EU 연구망의 구축비용은 한국과 EU가 공동부담하되 기존 양 대륙간에 구축돼 있는 SMW-3나 FLAG 등의 해저케이블 중 하나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하고 대역폭은 양측의 공동연구 수요를 고려해 한·EU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SMW-3는 한국통신을 비롯, 국제사업자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구축한 아시아와 유럽간 33개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해저케이블이고, FLAG는 단일사업자가 구축한 해저케이블로 아시아·유럽 12개국을 연결하고 있다.
APⅡ는 지난 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연구망을 연결키로 합의한 뒤 현재 한국-일본, 한국-싱가포르 연구망을 거의 개통한 상태며 TEN-155는 유럽 등 19개 국가 연구망을 연결하고 있다.
따라서 트랜스유라시아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그동안 기존 인터넷 정보가 대부분 미국을 거쳐 유럽으로 전송되는 단점을 크게 보완하게 된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초고속연구망을 통해 첨단 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정보를 전송하므로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실시간 송수신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기술연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 신소재 등 첨단기초과학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정통부는 최근 트랜스유라시아 정보네트워크를 통한 연구과제 수요조사를 벌여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 IPv6, 인터넷 트래픽 증가에 대비한 임시저장(캐시) 시스템연구, 차세대 인터넷 전송품질보장 기술 등 26개 과제를 신청받아 놓고 있다.
정통부는 트랜스유라시아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주도함으로써 차세대 인터넷 기술표준, 고속 데이터 처리기술 등 각 분야에서 1000억달러 이상의 기대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음성전화 위주인 국제 통신회선은 몇년 안에 영상·그래픽 등 대용량 데이터가 오고가는 초고속인터넷 전용선으로 바뀔 것』이라며 『우리나라 인터넷 기반기술과 소프트웨어 인력에 유럽의 장비기술을 접목하면 차세대 인터넷시대에 상당한 기술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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