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34회-산전 벤처기업

일반적으로 벤처기업 하면 인터넷과 정보통신분야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벤처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산업전자분야에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생 벤처기업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특히 최근 들어 주목받는 분야는 보안장비 생산업체. 인터넷보안 등 사이버공간에 대한 보안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 보안장비 시장도 새로운 유망 사업분야의 하나로 꼽히면서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내미는 벤처기업의 등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차세대 보안장비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생산업체와 생체인식기술을 이용한 지문인식장비 생산업체.

DVR업체 가운데 일반인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업체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3R.

이 회사 장성익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삼정 부설 기술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98년 3R를 창업한 후 지금의 3R를 있게 한 핵심 제품들을 직접 개발했다.

99년 8월 3R연구소 소장에서 대표이사로 유임되면서 지난해 81억원, 올 상반기 147억원이라는 실적을 올린 장 사장은 올 들어서는 PLC와 DSLAM 등 통신장비와 인터넷 영상솔루션 등을 개발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DVR시장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는 또 다른 기업은 최근 자체개발한 동영상 압축칩을 채용한 고기능 DVR를 출시,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보안장비 전시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성진씨앤씨.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임병진 사장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일본 자동차연구소 초청연구원 등을 거쳐 97년말 성진씨앤씨를 창업했다.

동영상 압축칩의 자체개발로 DVR 개발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성진씨앤씨는 최근 들어 영상압축 및 전송기술을 기반으로 인터넷 방송장비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동안 수입제품에 의존해온 음성압축시스템 등을 개발해 신규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케팅은 물론 제품개발까지도 직접 챙기는 스타일인 임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말하는 직선적인 성격이면서도 잔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DVR업계의 또 다른 벤처기업은 에스원 등을 통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에 제품을 공급,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는 아이디스를 꼽을 수 있다.

이 회사 김영달 사장은 KAIST 전산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과학기술원 정보전자연구소 연구원과 미국 PSI 교환연구원 등을 거쳐 97년 아이디스를 설립, 보안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KAIST 전산학 박사 3명이 주축이 돼 97년 9월 설립된 아이디스는 회사설립 9개월 만에 지능형 원격보안시스템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종도 국제공항과 서울 삼성동 ASEM타워 등에 제품을 시범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디스는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수출용 모델을 개발하고 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DVR와 더불어 보안장비 시장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분야는 생체인식기술을 이용한 보안장비로 이 가운데 지문인식시스템이 가장 널리 보급, 사용되고 있다.

지문인식분야에서 눈에 띄는 업체는 우선 지문인식센서를 양산하고 있는 씨크롭(구 산내들인슈).

씨크롭 이기덕 회장은 영남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88년부터 씨크롭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건축자재 및 식품사업을 주력으로 전개하던 산내들인슈를 전자정보통신업체로 변신시킨 이 회장은 캐나다 연구기관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지문인식센서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지문인식 도어록과 지문인식 마우스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하며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과 홍콩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씨크롭을 세계 10대 보안장비 업체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이기덕 회장은 일에 대한 열정은 젊은 벤처사업가 못지 않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98년 설립된 씨큐원을 이끌고 있는 최형선 사장은 지문인식 비디오폰을 개발, 러시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국내 지문인식 보안장비 생산업체로는 처음으로 러시아연방 표준규격인 GOST인증을 획득한 씨큐원은 앞으로 러시아시장을 중심으로 동유럽 시장진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앞으로의 사업성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연구개발인력을 대거 충원하고 부설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씨큐원의 최 사장은 앞으로 지문인식시스템과 얼굴인식시스템을 통합한 사이버폰과 신분조회용 지문인식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한편 전자상거래용 보안시스템의 개발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문인식기 생산업체인 휴노테크놀로지의 김상균 사장은 지난 6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이달의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경북대 전산통계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과 두산정보통신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 사장이 지문인식기술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두산정보통신 시절 IBS시스템을 개발하며 보다 완벽한 보안솔루션을 고민하던 중 지문인식기술에 대한 확신과 가능성을 발견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 업체와의 활발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휴노테크놀로지의 김 사장은 평소 「원칙중심의 정도경영, 공정한 인사관리 및 보상의 경영원칙」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공동으로 발전하는 공동체를 강조하고 있다.

보안장비 생산업체와 더불어 산업전자분야에서 신규 유망사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업종은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업체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교통정보서비스 제공업체인 로티스는 LG그룹의 사내벤처 1호 기업으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회사 박종헌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출신으로 LG산전 연구소를 거쳐 LG그룹 사내벤처기업인 로티스를 설립,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99년 12월 LG그룹으로부터 첫번째 벤처기업으로 독립한 로티스는 교통정보를 수집, 가공해 민간부문에 제공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서울시·교통방송 등과 업무제휴 관계를 맺고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경남지역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로티스는 중장기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 세계적인 ITS업체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ITS분야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업체는 최근 일본에 ITS장비를 수출하는 데 성공한 건아정보기술. 이 회사 심광호 사장은 고려대 건축공학과 출신으로 88년 회사설립 이후 기술개발에 전념해 KT마크와 벤처기업상, NT마크 등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심 사장은 지금까지 연구개발비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순수 독자기술 확보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건아정보기술은 무인교통단속장비 및 무인영상카메라기기 분야에서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영상검지기 및 웹카메라 등을 개발, 디지털영상처리기술 분야에 신규 진출, 미래지향적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전체 인력 70명 중 연구인력이 40명을 넘는 건아정보기술은 연간 매출액의 3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 국내시장 공략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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