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싱, 서버업계의 최대 마케팅 화두로 대두

중대형컴퓨터 업계의 마케팅 무게중심이 기존 기술·솔루션에서 파이낸싱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을 서버 판매의 최전방에 내세운 이른바 「돈싸움」 경쟁이 본격 전개되고 있다.

컴팩컴퓨터는 최근 국내진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로는 처음으로 전산 관련 할부금융을 전담할 컴팩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설립해 서버를 포함한 모든 솔루션에 할부금융을 실시한다고 발표, 국내 서버벤더 파이낸싱 시대를 열였다.

물론 이어 앞서 한국IBM과 한국HP가 사내제도의 일환으로 벤더 파이낸싱 서비스를 실시했으나 할부금융사를 설립, 벤더 파이낸싱을 한 것은 컴팩코리아가 처음이다.

이에 뒤질세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미국 GE캐피털과 협력해 서버 금융리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으며 한국후지쯔는 후지쯔리스와 비슷한 유형의 할부금융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한국HP는 최근 초대형 유닉스서버인 「슈퍼돔」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외상판매 프로그램의 일종인 「ICOD」와 일종의 유틸리티 프라이스제인 「사용량 기준 요금제(페이 퍼 유스 파이낸싱)」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사용자가 서버를 비롯한 전산 관련 설비·솔루션을 이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일종의 수익자 부담 가격제도다.

메인프레임과 대형 윈도NT서버 판매에 주력해온 한국유니시스도 경쟁사들이 잇따라 파이낸싱 프로그램을 무기로 고객유인에 들어가자 미 본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트라이 & 바이」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객에게 우선 무상으로 제품을 공급, 사용하도록 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로 연결하는 외상판매 기법이다.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웬만한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용하기 어렵다.

이처럼 서버판매와 직결되는 파이낸싱과 더불어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파이낸싱 프로그램은 지분투자와 개발자금·장비·솔루션 무상 공급 기법. 이 가운데 개발자금·장비 지원은 다소 고전적인 모델이지만 서버 영업에서 솔루션 비중이 커지면서 협력업체와 긴밀한 공조는 이제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들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은 수시로 협력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고 있다. 연일 발표되는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이 파이낸싱 기법이 포함돼 있다.

특히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파이낸싱 기법은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다. 컴팩코리아·한국썬·한국HP 등은 본사의 지원 아래 국내 수십개 인터넷 벤처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또 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HP·컴팩코리아 등은 국내 주요 통신·금융·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 대학 등과 공동출자 형식의 정보기술(IT) 통합 서비스 업체까지 설립할 움직임을 보여 이제 국내 서버 시장경쟁은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테크놀로지 중심에서 막강한 자금을 무기로 한 「토털 파이낸싱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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